한국GM이 ‘트럼프 관세’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GM의 분기 관세 피해 규모가 약 7600억 원에 달해 4년 만에 적자 전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한미 후속 협상이 교착 상태에 접어들면서 한국산 수입 자동차 25% 관세가 장기화할 조짐인 데다 사실상 글로벌 GM의 수출 하청기지로 전락, 스스로 대책을 마련할 수 없는 상황이다. 파업과 철수설 등으로 노사 리스크까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1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4월부터 한국산 수입 자동차에 25% 품목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한미 정부는 지난 7월 말 무역협상에서 관세를 15% 낮추기로 합의했으나, 후속 세부 내용에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내 관세 인하가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 9월 말에 (한미 간) 협정이 원만히 체결돼도 연내 자동차 및 부품 관세 인하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자동차 25% 관세 장기화로 한국GM은 직격탄을 맞게 됐다.
한국GM은 생산량의 약 90%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사실상 GM의 미국 소형차 수출 기지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 49만 9559대 중 수출이 47만 4735대로 전체의 95%를 차지했다. 수출 물량 가운데 미국향이 41만 8782대(약 88.2%)로 절대적이다.
수출 차종도 가격에 민감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다. 한국GM이 미국에 수출하는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판매가는 2만 500달러부터다. 미국 판매 중인 소형 SUV 중에서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한다.
관세 비용을 모두 판매 가격에 전가하면 가격은 2만 5000달러 이상으로 올라 상품 경쟁력을 크게 잃어 판매 감소가 예상된다. 이 때문에 GM 역시 판매가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관세 부담은 고스란히 추가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

GM은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같은 기간 관세 손실 규모가 약 11억 달러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절반은 한국GM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3개월 동안 5억 5000만 달러, 약 7600억 원의 추가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한국GM은 2022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2023년과 2024년에는 연간 1조 30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현재와 같은 관세 손실이 지속하면 올해는 4년 만에 적자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은 관세와 관련해 수출 지역 조정 등 자체적으로 전략을 마련하기도 시행하기도 어려운 구조”라며 “글로벌 GM이 한국GM에 대해 경쟁력 있는 사업장이라고 밝혔으나, (25% 관세 지속 시) 피해 규모가 종잡을 수 없이 커져 글로벌 전략 수정에서 1순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불거진 게 철수설이다. 한국GM은 그간 수없이 철수설에 휘말렸고, 군산공장 폐쇄 등 일부는 사업 축소로 현실화했다. 최근에는 전국 직영 서비스센터 폐쇄와 부평공장 일부 매각 등을 공식화하며 다시 철수설에 불을 지폈다.
한국GM의 불투명한 앞날에 노사는 대립 중이다.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에서 사측은 전날(17일) 노조에 “제품 업그레이드 투자를 활용해 내수 및 수출 시장에서 입지를 보호하기 위해 2028년 이후에 대한 생산 계획이 수립돼 있다”고 밝혔으나, 의구심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노조는 지난 16일부터 부분 파업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