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사커(이하 MLS) LA FC가 손흥민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경기장이 꽉꽉 들어차고 언론 노출이나 상품 판매 등 외부 효과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하지만 ‘본질’인 팀 경기력과 성적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의문 부호가 따랐다.
사실 부정적인 시선도 적잖았다. 아무래도 손흥민이 정점에서 내려오는 단계였고, 축구라는 스포츠의 특성상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선수 1명이 엄청난 영향을 주는 것은 쉽지 않은 까닭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기대 이상의 효과가 나오고 있다. 덕분에 리그 전체에서 LA FC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MLS 사무국은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새로운 MLS 파워 랭킹을 공개했는데, LA FC가 동부 컨퍼런스 1위 필라델피아 유니언에 이어 2위에 올랐다.
MLS 사무국은 매 라운드가 끝나고 팀 전력과 흐름 등을 분석해 파워 랭킹을 정한다. 이번에는 매치데이 36과 37을 통합해 순위를 발표했는데 LA FC의 상승이 눈에 띈다. 바로 직전 발표 때 10위에서 6위로 점프했던 LA FC는 이번엔 2위로 4계단 도약했다.
MLS는 “최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손흥민은 2골을 넣었고 부앙가는 한 골을 넣었다. 이로써 손흥민과 부앙가가 합작한 연속 득점은 17골이 됐다”면서 “이날 승리로 LA FC는 홈 플레이오프 진출을 사실상 확정했다. 이제 3위 미네소타와 격차도 크지 않고 2위 도약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4연승 상승세를 탄 LA FC는 15승8무7패 승점 53으로 서부 콘퍼런스 4위에 올라 있다. LA보다 1~2경기 더 치른 상위팀과 격차도 크지 않다. 3위 미네소타(승점 55)는 물론 2위 밴쿠버와 1위 샌디에이고(이상 승점 57)도 가시권이다. 일단 포스트시즌 진출은 확정했다.
MLS는 유럽을 비롯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축구리그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시즌을 진행한다. 일단 서부 콘퍼런스 15개 팀, 동부 콘퍼런스 15개 팀으로 나뉘어 정규시즌을 운영한다. 서부와 동부 각 지구 팀끼리 홈&어웨이로 28경기를 치르고 다른 콘퍼런스의 팀과도 6경기씩 교차 경기를 갖는다. 정규시즌 팀 당 총 경기 수는 34경기다.
대부분의 축구리그는 정규리그 1위 팀이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만 MLS는 이후 ‘포스트시즌’을 거친다. 미국 프로스포츠를 대표하는 MLB(프로야구)나 NBA(프로농구), NFL(미식축구) 방식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동부와 서부 콘퍼런스 정규리그 7위까지는 PO 직행권을 얻고, 8~9위는 플레이오프 와일드카드 라운드를 통해 남은 1장의 PO 출전권 주인을 정한다. 그리고 1위-8위(또는 9위), 2위-7위, 3위-6위, 4위-5위가 대결해 승자들이 상위 단계로 올라 최종 우승팀을 가린다.
요컨대 일단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정규리그 7위, 8위도 순위를 뒤집고 챔피언에 등극하는 이변을 만들 수 있다. 현재 흐름을 본다면 LA FC도 우승후보다. MLS 사무국도 그들의 상승세를 주목하고 있다.
MLS는 “LA FC가 몇 위로 정규리그를 마무리하든, 플레이오프에서 손흥민과 부앙가를 저지할 수 있을 팀이 있을까?”라고 덧붙였다. 모든 팀들이 가장 경계할 대상이라는 평가다.
단숨에 리그 전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팀이 됐다. 미국은 축구도 ‘포스트시즌’ 있기에, 손흥민이 새로운 무대 도전 첫 시즌 만에 정상에 오르는 그림도 꿈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