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총 720경기의 대장정을 마친 프로야구가 이제 진정한 챔피언을 가리는 포스트시즌에 들어간다.
정규시즌을 1위로 마친 LG 트윈스는 2년 만에 통합 우승을 노리고, 다른 4개 팀은 기적 같은 ‘업셋’에 도전한다.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은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지는 4위 삼성 라이온즈와 5위 NC 다이노스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삼성은 한 경기에서만 이기거나 비겨도 웃지만, NC는 2승을 따내야 하는 불리한 여건이다.
지난해 KT 위즈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 팀 최초로 2승을 따낸 적이 있기 때문에 삼성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NC는 정규시즌에서 삼성과 7승9패로 크게 밀리지 않았다. 여기에 NC는 정규시즌 막판 9연승을 달리면서 선수단의 사기가 하늘을 찌른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자는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인 9일부터 3위 SSG 랜더스와 준플레이오프를 치른다.
2018년 이후 7년 만에 가을야구를 경험하는 2위 한화 이글스는 플레이오프에서 준플레이오프 승자와 맞붙는다.
정규시즌 우승팀 LG는 한국시리즈에 직행, 플레이오프 승자와 우승컵을 놓고 마지막 대결을 벌인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는 5전 3선승제, 한국시리즈는 7전 4선승제로 열린다.
이번 포스트시즌의 관전포인트는 LG가 통합 우승을 꿈꾸는 가운데 이를 저지하려는 다른 팀의 도전으로 압축된다.
역대 포스트시즌을 살펴보면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은 역시 한국시리즈에 먼저 도달한 LG다.

전후기리그와 양대리그 시절을 제외하고 정규시즌 우승팀의 통합 우승 확률은 85.3%(35회 중 29회)에 달한다. 특히 정규시즌 우승팀은 2019년부터 6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
정규시즌 우승팀이 힘을 비축한 상태에서 난관을 뚫고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온 팀과 경쟁한다는 건 매우 큰 이점이다.
LG는 정규시즌 막판 3연패를 당했음에도 9회 2사 후 투런포 두 방으로 한화의 발목을 잡아준 SSG 덕분에 ‘우승당하는’ 행운이 따랐다.
막판엔 삐끗했지만, LG는 정규시즌에서 가장 꾸준한 성적을 냈다. 1~2위로 달리다가 3위에 딱 하루 미끄러졌을 뿐이며, 8월7일 이후 선두 자리를 뺏기지 않았다.
팀 타율 1위(0.278)와 평균자책점 3위(3.79)로 투타가 안정됐다.
통합 우승을 달성한 2023년과 비교해 불펜이 약하다는 평가지만, 요니 치리노스-앤더스 톨허스트-임찬규-손주영으로 이어진 선발진은 2년 전보다 훨씬 강하다. 또한 이미 우승을 맛보는 등 큰 경기 경험이 많으면서 결정적 순간에 활약할 선수도 있다.
한화와 SSG, 삼성, NC는 정규시즌 막판 기세를 몰아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장을 던졌다.

정규시즌 우승을 놓쳐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사례도 ‘다섯 번’이나 된다.
2015년부터 시작한 10구단 체제로 범위를 좁히면 2015년 두산과 2018년 SK(현 SSG)가 각각 정규시즌 우승팀 삼성, 두산을 꺾고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바 있다.
LG의 대항마로 가장 먼저 꼽히는 팀은 아쉽게 정규시즌 우승을 놓친 한화다.
한화는 정규시즌에서 LG를 상대로 7승1무8패로 팽팽하게 맞섰다.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이었던 지난달 대전 3연전에도 2승1패로 우위를 보였다.
무려 7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한화는 내친김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고 있다.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양대리그 시절이었던 1999년이 유일하다.
1000승 감독 중 유일하게 한국시리즈 우승 경력이 없던 김경문 감독도, 이번 가을야구에서는 그 한을 풀겠다는 각오다.
한화의 강점은 강력한 선발 야구다. 최초 ‘200탈삼진 듀오’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를 필두로 류현진, 문동주가 버티고 있다. 한화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3.51로 1위다.
시즌 막판 뜨거운 타격감을 보인 노시환을 비롯해 루이스 리베라토, 채은성, 문현빈, 이도윤 등 타선도 크게 약하지 않다.

한화가 한국시리즈에서 LG를 만나기 위해서는 먼저 플레이오프부터 통과해야 한다.
가을야구 경험 부족은 한화의 아킬레스건이다. 한화는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이었던 2018년 준플레이오프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자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1승3패로 밀려 조기 탈락한 바 있다.
2022년 한국시리즈 우승팀 SSG와 한국시리즈 우승 8회에 빛나는 삼성, 역사는 짧아도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있는 NC는 기적 같은 우승을 꿈꾼다.
‘지키는 야구’가 색깔인 SSG는 10개 구단 통틀어 가장 견고한 불펜(평균자책점 3.36)을 자랑한다. ‘홀드왕’ 노경은(35홀드)과 이로운(33홀드), 김민(22홀드), 그리고 마무리 투수 조병현(30세이브)으로 구성된 필승조가 강력하다.
삼성은 KBO리그 최초 50홈런-150타점 기록을 달성한 르윈 디아즈를 앞세워 파란을 일으키려 한다. 팀 도루(186개) 1위 NC는 뛰는 야구로 ‘도장 깨기’에 도전한다.
정규시즌 1~2위가 아닌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것도 세 차례나 있었던 만큼 SSG와 삼성, NC에도 희망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