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통신에 따르면, 미국 대학의 새 학기가 시작된 지난 8월, 국제 유학생들의 미국 입국이 전년 대비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외국인 학생 비자 심사 강화와 입국 제한 조치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미 상무부 산하 국가여행관광청(National Travel and Tourism Office)이 발표한 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 학생비자로 입국한 외국인은 313,13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만 명 이상 줄었다.
■ 트럼프 행정부, 유학생 비자 심사 강화
트럼프 행정부는 올여름 외국인 학생 비자 발급 절차를 대폭 강화했다.
국무부는 5월 말 일시적으로 비자 인터뷰 일정을 중단했고, 3주 뒤 재개하면서 비자 신청자의 SNS 계정 심사 의무화 등 새 규정을 적용했다.
국제유학관리협회(Association of International Enrollment Management)의 클레이 하몬 전무이사는
“비자 중단 시점이 가을학기 입국에 최대 타격을 줬다”고 지적했다.
6월에는 아프리카, 아시아, 중동 등 19개국에 대한 여행 금지령이 발표돼 혼란이 가중됐다.
그 결과 8월 한 달 동안 아프리카 지역 유학생 입국은 33% 감소, 중동 17% 감소, 아시아 24% 감소를 기록했으며, 특히 인도 출신 학생은 45% 급감했다.
■ 코로나 이후 회복세 ‘역전’… 대학 재정에도 타격
지난해 미국 내 유학생 수는 약 110만 명으로, 대부분 등록금 전액 납부자로 대학 재정의 중요한 축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이번 감소세는 코로나19 이후 어렵게 회복 중이던 국제학생 유치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유학생 감소가 “미국 대학의 재정 구조와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비자 지연과 정치 불안으로 타국 선택 늘어
이란 출신 물리치료학 박사과정 합격생 사라는 비자 인터뷰 중단과 자국 포함 여행금지 조치로 미국 입국이 좌절돼 현재 독일 유학으로 진로를 변경 중이라고 전했다.
“몇 년간 미국 입학을 준비했지만, 정치적 불확실성과 비자 문제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터키의 유학 컨설턴트 제이넵 볼루스는 “최근 몇 년간 학비 부담과 미국 학위 가치에 대한 회의로 미국 유학을 재고하는 가족이 늘었다”며
“정책 불안이 그 경향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 영국·유럽, 유학생 유치 경쟁 본격화
미국 대신 영국, 캐나다, 독일, 싱가포르 등으로 눈을 돌리는 유학생이 늘고 있다. 영국의 교육 컨설턴트 엘리자베스 마크슈타이너는 “이제 학생 비자는 더 이상 보장되지 않는다. 가족들이 ‘플랜 B’를 준비해야 할 시기”라며 “미국 대학 진학을 과거처럼 당연하게 생각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