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동한다. 이 자리에서 총수들은 막바지로 접어든 한미 관세 협상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대미 투자 확대를 요청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추진 중인 대규모 인공지능(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미국을 방문한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오후 미국으로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구광모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도 별도로 미국을 찾을 예정이다. 한미일 경제대화 참석차 일본에 있는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도 일본 현지에서 곧바로 미국으로 향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손 회장의 초청으로 이번 주말쯤 미국 플로리다의 마러라고 리조트에 모일 예정이다. 손정의 회장은 70여 개 기업 총수를 초청, 투자 유치 행사를 주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7~19일 후원금 행사 참석을 위해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한다. 일각에선 이번 주말 트럼프 대통령과 우리나라 기업인들이 골프를 치면서 친목을 다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주요 그룹 총수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로 하면서 재계의 관심은 한미 관세 협상에 쏠린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한국과의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세부 사항이 관건이지만 현재 세부 사항을 조정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 양국 관계자들이 이번 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연차총회 중 별도 회동을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 당시에도 동행하면서 정부를 지원 사격했던 기업인들이 이번에도 양국 협상 과정에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나라에선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날 워싱턴DC에 도착할 예정이며,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6일 한미 무엽 합의 후속 협상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미 미국에서 후속 협의를 준비 중이다.
재계에선 손 회장의 추진 중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손 회장이 이끌고 있는 소프트뱅크는 오픈AI, 오라클과 함께 향후 4년간 미국 내 AI 관련 인프라 구축에 5000억 달러(약 718조 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이를 위한 합작 법인 스타게이트를 설립했다.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이달 초 방한한 샘 올트먼 오픈 AI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글로벌 AI 핵심 인프라 구축에 나서기로 한 바 있다.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이날 일본에서 열린 한미일 경제대화에서 손 회장과 만나기도 했다.
우리나라 기업인들은 미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CEO Summit(서밋)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지원과 관심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