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9일(한국시간)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해 이재명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이틀째인 30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중 정상회담을 갖고 당일 귀국한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연 브리핑에서 “아시아 순방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내일(24일) 밤 11시에 백악관을 출발해 말레이시아로 향할 예정이며, 현지 시각 일요일(26일) 오전에 도착한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순방 첫 행선지인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는 워싱턴DC보다 12시간 빠르며, 20시간 이상 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날짜 기준으로는 이틀 후에 도착하는 셈이다.
레빗 대변인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말레이시아 도착 후) 오후에 말레이시아 총리와 양자 회담을 하고, 그날 저녁에는 아세안 정상 업무만찬(working dinner)에 참석한다”라고 알렸다.
레빗은 “현지 시각 월요일(27일) 오전에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도쿄로 이동한다”면서 “현지 시각 화요일(28일) 오전에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와 회담한다”라고 했다.
그는 “현지 시각 수요일(29일) 오전에는 (한국의) 부산으로 이동, (이재명) 한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오찬에서 기조연설을 한 뒤 미국 측이 주최하는 APEC 리더스 업무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외교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주와 가까운 부산을 통해 한국에 입국하며,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경주에서 열린다고 확인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지난 8월 25일 워싱턴DC에서 첫 정상회담을 가진 후 약 2달여 만에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다. 양국이 관세 합의 후속 협상의 쟁점인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방식에 대한 이견을 좁히고,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문에 서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레빗은 이어 “현지 시각 목요일(30일) 오전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 회담을 하고, 당일 밤 워싱턴DC로 돌아오기 위해 출발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시진핑 대통령과의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시작 후 처음으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이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에서 시 주석과 꽤 긴 회담이 예정돼 있다”면서 희토류, 대두, 핵군축 등을 포함한 패키지 딜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트럼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시 주석에게 관련 요청을 할 것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트럼프는 전날 “궁극적으로 내가 시 주석과 논의하려는 핵심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어떻게 끝낼 것인가”라며 “그것이 원유, 에너지 또는 다른 방식이든 상관없다”라고 말했다.
이번 레빗 대변인의 공식 발표에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관련한 일정은 없었다. 다만 1박 2일의 일정인 만큼 김정은과 트럼프 대통령 간 만남 성사는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