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한국에서 정상회담을 갖는 가운데, 미국 측이 한미 간 관세합의 후속 협상이 정상회담 때도 타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에서 일본으로 향한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과의 무역협상에 차질(snag)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그런 차질은 없다”라고 답했다.
이같이 대답한 트럼프는 곧바로 옆에 있던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에게 추가적인 답변을 하도록 했고, 베선트 장관도 “아니다”라면서 “단지 조율해야 할 많은 세부 사항이 있다”라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어 “매우 복잡한 딜”이라면서도 “우리는 매우 (합의에) 가까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베선트 장관은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수요일(29일)에 최종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완전히 끝날 거 같진 않다”면서 “그러나 전체적인 틀은 합의된 상태”라고 답했다.
베선트는 “지금은 세부 문구 정리 단계에 들어갔다”면서 “이것이 바로 (미국) 협상팀이 잘하는 일이며, 이보다 더 능숙한 팀은 없다”라고 부연했다.
베선트 장관에 이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한국 관련 협상에는 몇 가지 구성 요소들이 있다”면서 “일부 국가 안보 관련 이슈들이 있는데, 이 부분은 제가 맡는 쪽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리어는 이어 “무역 분야 이슈도 있는데, 한국이 꽤 오랫동안 유지해 왔던 비관세 장벽들이 있었고, 이번 협상에서 그런 문제들이 상당 부분 정리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리어는 “또 다른 축은 앞으로의 투자에 관한 것”이라면서 “한국은 이미 했던 것보다 더 크게 미국 조선업에 투자하려는 훌륭한 계획을 갖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리어 대표는 “그래서 지금 솔직하게 말하면, 한국의 투자를 미국 내에서 어떻게 최선의 방식으로 실행할지 논의 중”이라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장 그리어의 말을 받아 “특히 조선업에 대해서다”라면서 “우리는 조선업을 다시 되살리는 일에 아주 깊이 관여하고 있다. 사실 예전에 결코 잃어서는 안 됐던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한때 (조선업) 1위였지만, 수십 년 전에 (1위 지위를) 잃었다”면서 “(미국 조선업이) 1위가 되거나, 최소한 (1위) 바로 근처까지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베선트 재무장관, 그리어 USTR 대표 등의 말을 종합하면,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집행 방식과 투자 분야 등을 놓고 한미 간 이견이 여전한 가운데, 조선 분야에서 한국 측의 추가적인 제안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오는 29일 한미정상회담 이후에도 양국은 한동안 세부사항을 놓고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24일 진행해 27일 공개된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 “투자 방식, 투자 금액, 일정, 손실 부담과 이익 배분 방식 등 이 모든 것이 여전히 쟁점으로 남아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논의는 계속되고 있으며, 일부 의견 차이가 존재하지만 지연된다고 해서 꼭 실패를 뜻하지는 않는다”며 “포괄적인 합의는 이미 이뤄졌으며, 현재 세부 사항을 다듬고 있는 중으로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