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기반 시설 기업 클라우드플레어에 18일(현지시간) 대규모 시스템 장애가 발생해 전 세계 인터넷 기반 서비스가 몇 시간 동안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번 일로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와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롤) 등 수많은 인기 서비스 접속이 중단돼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클라우드플레어 측이 긴급 복구에 나서면서 일부 서비스가 재개되고 있으나,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는 서비스들도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날 오전 이용자들은 ‘500 내부 서버 오류'(Internal Server Error)라는 메시지와 함께 즐겨 찾던 웹사이트에 접속할 수 없었다.
장애는 X와 챗GPT뿐 아니라 퍼플렉시티, 스포티파이, 디스코드 등 광범위한 서비스에 영향을 미쳤다. 전 세계 웹 트래픽의 약 20%를 처리하는 클라우드플레어의 시스템이 멈추자 인터넷 곳곳이 연쇄적으로 마비된 것이다.
클라우드플레어는 미 동부 시간 오전 6시 20분쯤 “자사 서비스 중 하나에서 비정상적인 트래픽 급증을 감지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네트워크를 통과하는 일부 트래픽에서 오류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즉시 문제 해결에 착수했다면서 “서비스가 복구되고 있지만 일부 고객은 평소보다 높은 오류율을 경험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이날 클라우드플레어 주가는 장전 거래에서 4% 가까이 급락하며 시가총액이 약 18억 달러(약 2조6000억 원) 증발했다.
유료 기업 고객들은 서비스수준협약(SLA)에 따라 일부 보상을 받을 수 있으나 개인 이용자나 무료 플랜 고객은 보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사태는 소수의 거대 기술 기업에 대한 인터넷의 의존도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지목된다.
불과 지난달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에서도 대규모 장애가 발생해 전 세계가 혼란을 겪은 바 있다.
앨런 우드워드 서리대 교수는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뷰에서 클라우드플레어 같은 기업을 ‘문지기’에 비유하며 “이들 중 하나만 실패해도 인터넷 전체가 빠르게 무너지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장애로 불과 한 달 전 경쟁사의 AWS 의존도를 조롱했던 일론 머스크도 체면을 구겼다. 당시 머스크는 “X의 메시지에는 AWS 같은 이상한 의존성이 없다”고 과시했으나 정작 자신의 플랫폼 X가 클라우드플레어 장애로 멈춰 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