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사상 첫 생중계 방식으로 진행한 부처별 업무보고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이 대통령이 직접 국정 전반을 점검하며 쏟아낸 각종 지시가 구체적인 정책과 제도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지방시대위원회 업무보고를 시작으로 11~12일, 16~19일 정부 부처 및 산하기관 업무보고를 받았다. 오는 23일 해양수산부를 끝으로 19부·5처·18청·7위원회 등 228개 기관 업무보고는 마무리된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 기간 민생·경제·사법·외교·안보 등 국정 전반을 점검하고 다수의 구체적 지시를 내렸다. 생중계 방식으로 업무보고가 진행된 만큼 이 대통령의 발언은 일종의 ‘공개 약속’ 성격을 띠게 됐다. 그만큼 각 부처의 이행 부담과 대통령실의 관리 책임도 커진 것이다.
대표적으로 이 대통령은 우주항공청의 발사 예산 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특별사법경찰(특사경) 도입을 즉각 지시했다. 그는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의 발사 예산 공백 보고에 “지금 하는 것으로 확정하자”고 답했고, 강훈식 비서실장에게 국민건강보험공단 내 특사경을 필요한 규모로 지정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외에도 △’초국가 범죄 특별대응본부’에 디지털 성착취 범죄 항목 추가 △’가짜일 30% 줄이기 프로젝트’ 동시 진행 △범죄수익 환수 문제 △국세청 체납관리단 확대 △연명치료 중단 인센티브 제공 검토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검토 등을 부처 장관 및 대통령실 참모진에게 지시했다.
다만 건강보험공단 특사경 도입과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검토 등은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으로 논의 과정에서 대통령실의 조정과 설득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업무가 중복되거나 재정이 부실한 공공기관에 대한 통폐합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최근 업무보고에서 공공기관의 역할과 업무 중복 여부를 거듭 질문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월 “공공기관이 너무 많아서 숫자를 못 세겠다”며 공공기관 통폐합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생중계 업무보고에서 나온 지시 사항을 중심으로 후속 점검·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생중계 업무보고의 특성상, 지시 사항 이행 여부가 평가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정상황실 및 국정과제 비서관실에서 지시 사항을 조율하고 관리하며 진행될 것”이라며 “공공기관 통폐합은 단기 과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강 비서실장도 전날(21일) 열린 제5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역대 최초로 업무 보고를 생중계해 향후 국정 운영의 방향과 청사진을 국민께 공유하고 점검받았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실행”이라고 말했다. 강 비서실장은 “정부는 준비된 정책을 속도감 있게 집행할 준비가 돼 있다”며 국회에 계류된 민생법안들의 조속한 통과를 당부했다.
한편 생중계 업무보고를 하루 더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강 비서실장에게 “빠진 기관들을 한 번에 모아서 서면 보고하라고 하라”며 “별도로 날을 잡아서 서울에서 (업무보고를) 한번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