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뉴스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사회당 정부는 최대 50만 명에 달하는 불법체류 이민자에게 합법적 체류 지위를 부여하는 왕령을 승인해 정치권과 사회 전반에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27일, 2025년 말 이전에 입국해 최소 5개월 이상 거주했고 범죄 기록이 없는 불법체류자에게 1년짜리 거주 및 취업 허가를 부여하는 왕령을 통과시켰다. 해당 허가는 향후 시민권 취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경로도 포함하고 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사회당 정부는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합법 이민이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왔다. 엘마 사이스 이민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미 우리 사회 안에 존재하는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겠다”며 “존엄과 법적 지위를 인정하는 조치”라고 밝혔다.
그러나 보수 진영과 극우 성향 복스(Vox)당은 이번 조치를 사실상의 ‘이민 사면’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복스당 대표 산티아고 아바스칼은 “이 정책은 모든 스페인 국민에게 해를 끼친다”며 “산체스 정부의 정책 결과가 아니라 복스의 성장 자체를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의 싱크탱크 헨리잭슨소사이어티의 앨런 멘도사 소장은 폭스뉴스에 “이번 결정은 유럽 전체를 불법 이민의 목적지로 만들 위험이 있다”며 “스페인이 이를 감당하려 한다면 다른 유럽 국가들이 자국의 불법체류자를 스페인으로 이전하는 협정을 맺자고 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반면 학계에서는 다른 평가도 나온다. 바르셀로나 폼페우 파브라 대학의 리카르드 사파타-바레로 교수는 “이번 조치는 상징이 아니라 유럽의 지배적인 ‘단속 중심 이민 정책’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라며 “불법 체류가 장기화된 상황에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로, 합법화는 관대함이 아니라 통치 가능성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페인 의회는 외국인 합법화를 위한 국민입법청원안을 찬성 210표, 반대 33표로 접수했으며, 61만 명이 넘는 서명을 확보한 상태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약 50만 명 이민자의 기본권 침해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럽 다수 국가가 최근 이민 규제를 강화하는 흐름 속에서, 스페인의 이번 결정은 분명한 정책적 실험으로 평가된다. 이 정책이 유럽연합 내 새로운 모델이 될지, 혹은 반면교사로 남을지는 향후 유럽 각국의 대응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