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고위급 회담 개최 소식으로 대화를 통한 군사적 긴장 완화 기류가 조성된 지 하루 만에 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란이 협상 장소 등에 새로운 의견을 제시하고 해상에서는 이란 드론이 미군에 격추당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외교적 해법을 통한 사태 해결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이란의 샤헤드-139 드론이 아라비아해에 배치된 미군의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에 접근했다가 격추당했다.
팀 호킨스 미국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국제 해역에서 작전 중이던 미군 함정을 향해 이란 드론이 계속 비행해 링컨함에서 출격한 F-35C 전투기가 항공모함 등을 보호하기 위해 격추했다”고 말했다.
이란 매체는 자국 드론이 국제 해역에서 합법적 임무를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미국 국적 유조선이 이란 무장 선박의 나포 위협을 받아 미군이 개입하는 일이 벌어졌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보트들과 드론 한 대가 스테나 임페러티브(Stena Imperative) 유조선에 고속으로 접근해 승선·나포를 위협함에 따라 해당 해역에서 작전 중이던 미 해군 구축함이 개입해 유조선이 항해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오는 6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핵 협상 재개를 위한 고위급 회담을 갖는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 하루 만에 벌어진 사건이다.
예정된 고위급 회담과 관련해서도 혼선이 이어지면서 성사 가능성을 두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란 외무부는 회담 장소와 시기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불필요한 언론 보도를 경계했지만, 로이터와 악시오스는 이란이 회담 장소를 이스탄불에서 오만으로 옮기고 논의를 핵 문제에만 한정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제한과 역내 이란 대리세력 지원 문제까지 다뤄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과 충돌한다.
또한 이란은 중재 역할을 맡은 아랍 국가들을 배제한 채 미국과의 양자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하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악시오스는 이란이 이미 다른 국가들을 회담에 초청했으면서도 최근 합의했던 내용들을 “되돌리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회담 자체를 철회할 가능성까지 언급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예정된 회담은 계속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군사적 옵션도 배제하지 않으면서 위협을 이어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나 외교를 우선적으로 추구하고자 하지만 분명히 외교에는 쌍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로서 이란과 관련해 다양한 선택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있다”며 외교가 실패할 경우 군사 공격 옵션도 여전히 열어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의 대화 복귀 움직임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스라엘 총리실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을 방문한 위트코프 특사를 만나 이란이 “약속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여러 차례 증명해 보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