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으로 긴장이 고조된 호르무즈 해협의 항로 보호를 위해 7개국에 군함 파견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앞서 밝힌 5개국에서 늘어난 것이다. 다만 각국은 아직 구체적인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에서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약 7개국에 해협을 보호하기 위해 군함을 파견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아직 아무런 약속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7개국은 전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군함 파견을 요청했다고 언급한 한국과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5개국보다 2곳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7개국이 어떤 국가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자체적인 석유 공급 경로를 갖고 있어 이 항로가 필요한 곳은 아니라며 “이들 국가가 들어와 자신들의 영토(호르무즈 해협)를 지켜야 한다. 이는 그들의 영토”라고 말했다. 또 중국이 석유의 약 90%를 이 해협을 통해 들여온다고도 강조했다.
중동 석유에 대한 의존이 높은 국가들이 호르무즈 해협 보호에 직접 개입해야 한다는 논리를 앞세워 전쟁을 일으킨 미국의 부담을 주요 에너지 수입국들에 분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받은 각국은 아직 아무런 약속도 하지 않은 채 신중하거나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16일 “호르무즈 해협 긴장의 원인은 해군 함정이 부족해서가 아닌 현재 진행중인 전쟁 때문”이라며 “누군가 이 지역에 불을 질렀는데, 이제는 전 세계에 불 끄는 비용을 분담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글로벌타임스는 “만약 한 척의 선박이라도 충돌한다면 그 결과는 누구도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할 수 있다”며 “이는 ‘해협을 개방하고 안전을 유지하기 위한’ 국제 협력이 아니라 구조화된 위험 전가”라고 설명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16일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 나와 “일본 정부로서 필요한 대응 방법을 현재 검토 중”이라면서도 “물론 일본 법률의 범위 내에서이며, 일본 관련 선박과 그 승무원의 생명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지,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영국 국방부 대변인은 14일 “현재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해당 지역의 해상 운송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도 미국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원을 받든 받지 않든 상관없지만 이것만은 말할 수 있다. 그들에게도 이렇게 말했다”며 “우리는 (그들의 참여 여부를)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기 위한 군사 작전에 동맹국들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미래가 매우 나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중국을 향해 만약 협조하지 않을 경우 이달 말 베이징에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연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