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에너지 충격으로 항공유 가격이 급등하자 유럽 항공사들이 승객 혜택 축소와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무료 수하물 확대나 보상 규정 강화 같은 정책이 비용 부담을 키운다는 이유에서다.
유럽 항공사들이 최근 항공유 가격 급등을 계기로 영국과 유럽연합(EU)에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업계는 기내 수하물 허용 기준 확대, 환경 부담금, 항공편 취소 보상 규정 등 다양한 정책이 이미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며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특히 유럽의회가 검토 중인 ‘무료 기내 수하물 2개 허용’ 방안에 대해 저비용 항공사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규정이 도입되면 항공권 가격 인상과 운영 효율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다.
저비용 항공사는 빠른 회전율을 기반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인 만큼, 추가 수하물 허용은 항공기 탑승·하차 시간을 늘리고 비용 부담을 키운다는 입장이다.
◇ 항공유 급등에 실적 압박 확대
항공사들이 이같은 요구를 강화한 배경에는 항공유 가격 급등이 있다.
중동 지역 갈등 이후 항공유 가격이 단기간에 두 배 수준으로 뛰면서 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이지젯은 봄철 실적이 예상보다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고 루프트한자는 비용 부담을 이유로 2만편의 항공편을 취소했다. 버진애틀랜틱도 올해 흑자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요제프 바라디 위즈에어 최고경영자(CEO)는 “이란 전쟁은 우리가 시작한 것이 아닌데 왜 항공사가 비용을 떠안아야 하느냐”며 정부가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보상 규정·슬롯 규제 완화 요구
항공사들은 특히 연료 부족 등으로 운항이 어려운 경우에도 보상을 지급해야 하는 규정을 완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 공항 슬롯 규정도 완화 대상이다. 현재는 항공사가 슬롯을 유지하기 위해 일정 횟수 이상 운항해야 하지만 수요 부족이나 비용 부담이 커도 운항을 강행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영국 정부는 이미 연료 부족 상황에서 운항하지 못하더라도 슬롯을 유지할 수 있도록 예외 적용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EU 역시 일부 유연성을 검토하고 있다. 공항 슬롯, 연료 관련 규정, 승객 권리 등에서 한시적 완화 조치를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유럽 당국은 규제 전면 완화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관광 산업 의존도가 높은 일부 국가들이 부담을 호소하고 있지만, 소비자 권익 보호 역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상황이 악화될 경우에 한해 제한적이고 일시적인 규제 완화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