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물가를 낮추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란과의 전쟁과 무역 갈등이 겹치면서 오히려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다.
에너지와 식품, 주거비까지 전반적인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소비자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미국의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정책이 에너지 가격과 수입 물가를 동시에 자극하면서 생활비 전반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라며 FT는 이같이 전했다.
FT에 따르면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지난 3월 기준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소비자 심리도 크게 위축됐다.
경제학자들은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내릴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이는 주택담보대출과 기업 대출 금리 부담을 계속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 전쟁 충격에 에너지 가격 급등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당시 휘발유 가격을 갤런당 2달러(약 2950원) 이하로 낮추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실은 반대 흐름이다.
이란과의 충돌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흔들리면서 미국 원유 가격은 배럴당 96달러(약 14만1600원)를 넘었다. 이는 전쟁 이전 대비 약 44% 상승한 수준이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11달러(약 6060원)로 전쟁 전 2.98달러(약 4390원)보다 크게 올랐다.
디젤 가격도 갤런당 5.45달러(약 8030원)로 약 45% 상승했고 항공유 역시 갤런당 3.61달러(약 5320원)로 올라 항공료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유가가 올해 말 배럴당 120달러(약 17만7000원)에 근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관세 여파, 소비재 가격까지 확산
에너지 가격뿐 아니라 관세 정책도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미국의 실효 관세율이 약 11%로 1940년대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자동차 가격은 약 4.2%, 의류와 신발은 3.6%, 가구 등 내구재는 1.6% 상승 압력을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예산연구소는 관세가 3월 기준 연간 물가 상승률을 0.5~0.7%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 식품·주거비도 동반 상승
식품 가격은 지난 1년간 2.9% 상승했으며, 특히 커피와 토마토 가격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비료 가격 상승도 향후 식품 물가를 자극할 변수로 꼽힌다. 질소 비료 가격은 지난 2월 말 이후 30% 이상 상승했고 요소 가격도 약 50% 가까이 올랐다.
주거비 역시 상승세다. 주택 비용은 1년 동안 약 3% 올랐으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6%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는 관세로 인해 주택 건설 비용이 300억 달러(약 44조25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민 규제 강화로 건설 노동 공급이 줄어든 점도 비용 상승 요인으로 지목된다.
◇ 금리 인하 어려워진 연준
이처럼 전쟁과 관세 충격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물가가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연준 내에서는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경우 통화 정책을 더욱 신중하게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충격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면 물가 상승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