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가 2026년 8월 미국 함정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조선소 2~3곳을 대상으로 지분 투자와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더 마리타임 이그제큐티브는 8월 21일(현지시각) 회사가 미국 서부와 남부 소재 조선소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나 세부 조건 조율이 이어지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백악관의 동맹국 조선 역량 활용 기조에 발맞춰 한국 조선업의 대미 방산 밸류체인 진입이 본격화되는 흐름이다.
백악관 조선 전략과 현지화 요건
미국 정부는 자국 조선업 재건을 목표로 해외 조선사의 미국 내 직접투자를 유도하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백악관은 쇄빙선 건조에 동맹국 역량을 활용하는 이른바 핀란드 모델을 발표하면서 현지 고용 창출과 기술 이전을 핵심 자격 요건으로 제시했다. 미국 해군 확장과 해안경비대 현대화 프로젝트에 참여하려면 미국 내 건조 독을 직접 확보하거나 현지 기업과 합작해야 하는 구조다.
HD현대는 이러한 정책 변화에 맞춰 미국 현지 거점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복수의 미국 조선소를 후보군에 올려놓고 인수와 지분 투자를 포함한 진출 방식을 모색해 왔다. 협상 과정에서 거론되는 현지 조선소 가치가 상승하면서 인수 조건과 가격을 둘러싼 정밀 실사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글로벌 파트너십과 기술 동맹 3각축
진출 기반을 다지기 위한 사전 금융과 사업 파트너십 구축은 이미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 HD현대는 미국계 사모펀드 세러버러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와 한국산업은행을 우군으로 확보했다. 필리핀 수빅 조선소에서의 협력 경험을 발판 삼아 해양 투자 프로그램 참여 가능성을 열었다.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2026년 5월 현지 법인을 설립해 사업 추진체계를 완비했다.
현지 기술 제휴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HD현대는 2025년 미국 최대 방산 조선업체인 헌팅턴 잉걸스 인더스트리스와 기술 협약을 맺고 생산성 혁신 작업에 착수했다.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와 협력을 체결한 데 이어, 2026년 키위트 오프쇼어 서비스와도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독일 지멘스와는 차세대 스마트 조선소 구축 협약을 맺어 현지 공정 현대화를 위한 기술 동맹을 완성했다. 2024년 필리 조선소를 인수한 한화오션에 이어 HD현대까지 가세하면서 한국 기업 간 현지 특수선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존스법 규제 돌파와 현지 비용 리스크
미국 연안무역법인 존스법과 연방합중국법전 제10편 함정 해외 건조 제한 규정은 미국 내 건조 선박에만 군함 신조와 연안 운송 자격을 부여한다. 한국 조선사가 미국 영토 내 도크를 확보하지 못하면 수백조 원 규모의 미국 함정 유지·보수·정비(MRO)와 특수선 신조 시장 진입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현지 조선소 인수는 이 같은 보호무역 장벽을 정면으로 우회해 미국 국방 조달 밸류체인에 안착하는 필수 경로라는 분석이다.
인수가 성사되면 한국 조선 기자재 생태계 전반으로 낙수 효과가 번질 전망이다. 고난도 설계 기술과 핵심 엔진 패키지를 한국 본사가 공급하고 최종 조립을 현지 조선소에서 수행하는 분업이 가능해진다.
다만 방산 업계에서는 미국 조선업계의 노후 설비와 고임금 구조, 숙련공 부족에 따른 낮은 노동 생산성을 실적을 압박하는 거시 리스크로 지목한다. 현지 건조 비용 통제에 실패할 경우 초기 투자금이 중장기 재무 부담으로 전환될 위험도 공존한다.
HD현대는 이번 인수 추진 보도와 관련해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를 위해 미국 현지 조선소 인수와 지분투자를 포함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식 입장을 명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