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의 실질 소득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지난해에 2010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미 센서스국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미국인의 중위 실질 소득이 지난해에 7만 4580 달러 (약 9919만 원)로 집계됐고, 이는 2021년 당시의 7만 6330 달러에 비해 2.3%가 내려간 것이다. 이로써 미국인의 실질 소득이 3년 연속으로 하락했고, 지난해 하락 폭은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40년 만에 최고치에 이른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미국인의 생활비가 급등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9.1%가 올라 1981년 12월 이후 최고치에 달했다. 지난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981년 12월 이후 최대폭이었던 5월 당시의 8.6%를 다시 뛰어넘었다. 그러나 올해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월의 3% 상승보다 0.3%포인트 높아진 것이지만 변동성이 큰 식품 및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6월 대비 0.2% 상승에 그쳐 거의 2년 만에 전월 대비 최저 상승을 기록했다. 8월 CPI는 13일 나온다.
미국에서 실질 소득이 감소하면서 지난해 저소득층(Supplemental Poverty Measure) 평균 비율이 12.4%에 달해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이 비율이 올라갔다. 이는 세후 소득과 정부의 지원금 등을 모두 합해 계산한 것으로 비교적 정확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 지원금을 제외하고, 세전 소득을 기준으로 할 때 지난해 미국의 공식적인 빈곤율은 11.5%로 2021년 당시의 11.6%에 비해 0.1% 포인트 내려갔다.
지난해에는 특히 저소득층 아동 비율이 그 전에 비해 2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팬데믹 당시에 자녀 1인당 월 300달러씩 세액 공제를 해주던 제도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지니 계수는 빈부 격차와 계층 간 소득의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다. 지니 계수는 0부터 1까지의 수치로 표시되고, 값이 ‘0’(완전 평등)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완전 불평등)에 근접할수록 불평등하다는 것을 뜻한다.
미국에서 상위 10% 최고 소득 계층의 중위 소득은 21만 6000 달러 (약 2억 8700만 원)이고, 하위 10% 소득계층의 중위 소득은 1만 7100 달러 (약 2274만 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미국에서 올해 2분기에 주가 상승에 따라 가계 자산이 154조 달러에 달하는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148조 7900억 달러였던 가계 자산이 2분기에 154조 2800억 달러로 늘어나 3.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뉴욕 증시의 간판인 S&P500의 총수익지수(total return index)가 올해 2분기에 8.7%를 기록했다. 이는 2021년 4분기 이후 최고치이다.
올 2분기에 주가 상승으로 미국의 가계 순자산 증가분이 2조 6000억 달러에 달했고, 이는 이 기간 전체 수익 증가분의 약 절반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기간에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자산 증가분이 약 2조 5000 달러에 달해 주가 상승분과 거의 비슷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