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 국제 특송업체 중 하나인 DHL이 미국 소비자 대상 상업용 화물 배송을 일시 중단한다고 22일 발표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800달러 이하 수입품에 부과되던 관세 면제 제도(De Minimis Exemption)를 폐지한 데 따른 조치다.
■ 독일발 상업용 화물 미국행 중단
이번 중단은 DHL 독일 택배 서비스 및 도이체포스트(Deutsche Post)가 발송하는 독일발 미국 소비자 대상 상업용 화물에 적용된다.
단, 100달러 이하의 개인 선물용 소포는 계속 발송 가능하다.
고가 물품은 **DHL 익스프레스(Express)**를 통해 배송할 수 있지만, 비용이 더 높고 별도의 통관 절차가 따른다.
DHL 측은 성명에서 “누가, 어떻게 관세를 징수할 것인지, 어떤 추가 데이터가 필요한지, 미 세관과의 자료 전송 절차가 불확실하다”며, “추가 비용 위험을 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 유럽·아시아 각국도 동참
앞서 오스트리아, 벨기에,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 유럽 우정공사와 일부 아시아 배송업체도 같은 이유로 미국행 상업용 배송을 일시 중단했다.
특히 중국·홍콩발 소형 전자상거래 물량(쉬인·템u 등)이 미국으로 매일 400만 건 이상 무관세로 들어왔던 상황에서, 이번 조치가 국제 전자상거래 물류에 큰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 ‘디 미니미스 제도’ 종료
문제가 된 제도는 디 미니미스(De Minimis) 면제 규정으로, 2016년부터 미국은 800달러 이하 소포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이는 세수보다 행정비용이 더 큰 경우가 많아 효율성을 위해 도입된 것이지만, 저가 중국 상품 직구가 급증하면서 ‘무관세 직구’의 대표적 허점으로 지적돼 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봄 중국·홍콩발 소포에 대한 규제를 시도했으나, 혼란이 커지자 잠정 중단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행정명령으로 제도 자체가 완전히 폐지되면서 유럽·아시아 국가들까지 영향을 받게 된 것이다.
■ 국제 전자상거래 충격 불가피
물류 전문가 쿠머 교수(빈 경제경영대학)는 “몇 달 안에 새로운 통관 절차와 수수료 체계가 마련되면 배송은 재개될 것”이라면서도, “그때까지 기업과 소비자 모두 상당한 불편을 겪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