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9일(현지시간) ‘유럽의 날’을 맞이해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했다. 러시아에서 매년 대대적으로 기념하는 전승절에 맞불을 놓은 격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키이우에 도착했다. 그는 트위터에 키이우 방문 사실을 알리며 “이곳은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가 매일 지켜지는 곳”이라며 우크라이나에 연대를 표시했다.
러시아는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 독일을 상대로 승전한 5월 9일을 전승절로 지정한 뒤 매년 모스크바 중심 붉은광장에서 성대한 기념식을 거행한다.
전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이날을 유럽이 기념하는 ‘유럽의 날’로 지정하겠다고 발표했다. 프랑스가 1950년 5월 9일 초국가 공동체의 건설을 통해 석탄과 철강 생산을 공동 관리하는 방안을 골자로 하는 ‘슈만 플랜’을 발표했는데, 이것이 EU의 모체가 됐기에 이날을 기념하겠다는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만난 뒤 “안보와 통합, 대러시아 제재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EU의 11번째 대러시아 제재 패키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전승절 전에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인 바흐무트를 점령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우크라이나는 키이우를 중심으로 러시아의 대대적인 공격을 받았다. 우크라이나 측은 밤사이 키이우를 향해 날아온 러시아 순항미사일 15발이 방공망에 격추됐다고 발표했다.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