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대 완성차 제조업체 가운데 하나인 GM이 전기차 수요 둔화와 연방 보조금 종료, 환경 규제 완화 등의 여파로 미국 내 공장에서 3300명 이상을 감원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GM은 내년 1월부터 미시간주, 오하이오주, 테네시주에서 가동 중인 전기차 및 배터리 공장에서 시간제 노동자 3300명 이상을 해고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1700명은 무기한 해고되고 나머지 1500여명은 2026년 중반 복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으로 운영 중인 오하이오·테네시 배터리 공장을 내년 1월 5일부터 가동 중단하며 2026년 중반에 재가동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또 디트로이트D의 전기차 전용 조립공장에서는 3400명 중 1200명이 무기한 해고된다고 WSJ는 전했다. 해당 공장은 현재 가동이 중단된 상태로 다음달 24일 이후 단일 근무조 체제로 전환될 예정이다. 이 공장은 쉐보레 실버라도, GMC 시에라,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GMC 허머 등 대형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GM은 “단기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고 규제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EV 생산 능력을 재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는 여전히 회사의 ‘북극성’이지만 단기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생산 조정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GM은 지난 3분기 전기차 관련 구조조정 비용으로 16억달러(약 2조1760억원)를 반영했다. 이는 미시간 공장의 전기차 생산을 중단하고 내연기관 트럭·SUV 조립으로 전환한 데 따른 설비비용 손실이다. 캐나다에서 생산 중이던 전기 상용밴 ‘브라이트드롭’의 생산 종료와 관련해 추가 비용도 발생할 예정이다.
WSJ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 둔화는 GM에 국한되지 않는다. 포드는 전기 F-150 라이트닝 생산 인력을 내연기관 트럭 공장으로 이동시켰으며 닛산은 2026년형 ‘아리야’ 전기차 출시를 취소했다. 혼다는 GM이 제조하는 전기 SUV ‘어큐라 ZDX’의 주문을 중단했다.
폭스바겐 미국법인 CEO 켈 예르 그루너는 “7500달러(약 1020만원) 세액공제 종료 이후 미국 내 전기차의 실제 수요가 드러나고 있다”며 “올해와 내년은 생산 계획을 유연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WSJ은 “GM의 결정은 전기차 시장이 단기적으로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는 신호”라며 “연방 보조금 종료 이후 미국 자동차업계 전반이 현실적인 수요에 맞춰 투자와 생산을 재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