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천막 설치를 놓고 노사가 충돌해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 와중에 사측 경비대가 제지하는 경찰관을 넘어뜨려 체포되기도 했다.
HD현대중과 노조, 경찰 등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노사는 올해 임금·단체협상 교섭에 난항을 겪고 있다.
노조는 오전 10시30분께부터 공장 내 물류거점 도로에 천막을 설치하려 했고, 이를 막으려는 사측 경비대와 1시간 넘게 대치하며 충돌을 빚었다.
해당 도로는 사외 협력사 기자재 납품을 위해 하루 수백대의 차량이 출입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장에선 경비대원·관리 직원 등 사측 400여 명과 노조 조합원 500여 명이 대치한 것으로 추산된다.
사측은 물류가 막혀 공장 가동이 멈출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노조의 불법 점거행위를 저지한 것이라고 했다.
특히 사측 경비대가 노조원들로부터 먼저 집단 폭행을 당했고, 이로 인해 노사 간 몸싸움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조 측은 그늘막을 설치하려하자 사측이 조합원들을 일방적으로 폭행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사 충돌 과정에서 노조 조합원 일부가 코뼈가 골절되는 등의 부상을 입었다. 조합원과 사측 직원 등 모두 10명 내외의 인원이 119와 사내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측 경비대가 경찰관을 몸으로 밀쳐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일도 발생했다.
사측 경비대원 A씨(30대)는 천막을 철거하려던 중 경찰관이 자신을 붙잡자 몸으로 밀쳐 일어나지 못하게 했다.
경찰은 A씨를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A씨는 체포 당시 “경찰인 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 경비대는 어떤 위협행위도 하지 않은 노동자에게 날아차기와 주먹질을 하면서 가격했다”며 “당국은 이번 폭력 행위를 엄정조사해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HD현대중 관계자는 “노조가 사내 물류거점 도로에 천막을 설치하며 불법 점거를 시도해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일부 충돌이 빚어졌다”며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부상자가 발생한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향후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공무를 집행 중인 경찰관에게 있어서는 안 될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HD현대중공업은 합법적이고 정당한 노조활동에 폭력을 행사했다”며 “사측은 이번 폭력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경비대 폭력의 책임자인 이상균 사장은 사퇴하라”고 밝혔다.
또 “고용노동부 울산지청과 울산경찰청은 사측의 불법 폭력행위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엄중 사법처리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