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바나 모닝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월 4일 조지아 브라이언 카운티 엘러벨에 위치한 현대·LG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이 대규모 단속 작전을 벌였다. 이번 작전은 ‘저전압 작전(Operation Low Voltage)’으로 명명됐으며, 당초 네 명의 특정 인물을 대상으로 한 수사에서 출발했으나, 결과적으로 475명이 구금되는 초유의 사태로 번졌다.
네 명 타깃 인물 수사, 475명 구금으로 확대
미 연방 법원의 수색영장에 따르면, 안드레이나 푸엔테스-토바르, 케빈 사발레타-라미레즈, 데이비드 사발레타-라미레즈, 훌리오 곤살레스 알바라도 등 4명이 핵심 수사대상이었다. 하지만 단속 과정에서 400여 명의 연방·주 경찰 인력이 투입되며, 현장에서 470명이 넘는 인원이 연행됐다. ICE 조지아 담당 공보관 린지 윌리엄스는 이들이 곧바로 사우스조지아 폭스턴(Folkston) 이민자 구금센터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한국 국적자 다수 포함…비자 문제 논란
구금된 인원 가운데 약 300명이 한국 국적자로 알려졌다. LG 측은 이 중 47명이 자사 직원이라고 확인했으며, 46명은 한국인, 1명은 인도네시아인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250명가량은 협력업체 소속으로, 대부분 한국인일 것으로 추정된다.
로이터 통신은 일부가 전자여행허가제(ESTA)를 통한 무비자 입국자일 수 있으며, 상당수가 ‘사후서비스·설치용 비자(B-1)’로 입국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애틀랜타 이민 전문 변호사 찰스 쿡 역시 “여러 한국인 구금자가 B-1 비자로 입국했음을 의뢰인으로부터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단속과 관련해 실제 불법 취업 사례가 확인됐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현대·LG 현장 공사 중단…지역 경제 충격
해당 공장은 2023년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해 설립한 HL-GA 배터리 컴퍼니 소속으로, 현대 메타플랜트 캠퍼스 내 35에이커 부지에 건설 중이었다. 원래 올해 말 배터리 생산 개시가 예정돼 있었으나, LG 측은 지난주 성명을 통해 “당국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하며 공사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현대·LG 합작 배터리 공장은 현대가 조지아주와 맺은 협약에 따라 창출하기로 한 6,800~8,500개 일자리 중 약 2,600명을 담당할 계획이었다. 이번 사태로 생산 일정 및 고용 목표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수색 대상에 하청업체 문서 포함
연방 검찰이 공개한 수색영장에는 HL-GA뿐 아니라 TK LLC, Autorica LLC, SBY America, Beyond Iron Construction, Steel Brothers Development 등 하청업체와 관련된 인사·급여·비자 서류 등이 압수 대상에 포함됐다. 일부 업체는 연락이 닿지 않거나 논평을 거부한 상태다.
EV 산업 전반 불확실성 증대
이번 단속은 이미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 전기차 산업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전기차 수요 부진, 트럼프 행정부의 EV 세액공제 폐지, 충전 인프라 투자 동결, 그리고 스테이츠버러 3억2,500만 달러 규모 아스펜 애어로젤스 공장 철수 등 악재가 겹친 상황이다. 현대차가 연간 50만 대 생산을 목표로 한 메타플랜트의 운영 일정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