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조선업 협력 사업 ‘마스가(MASGA,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의 한 축인 인력 양성 방안이 구체화되고 있다.
국내 민간 조선사를 중심으로 용접 등 기술 전문가를 미국으로 파견해 교육하거나, 미국 근로자를 한국에 초청해 인턴십을 수료하는 방안, 미국 현지에 교육기관을 세우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특히 국내 조선업계의 인력난을 고려해 은퇴한 숙련 기술자들을 재고용해 미국 현지로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6일 관계 부처와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조선업계는 한미 조선업 협력을 위한 ‘마스가 프로젝트’를 계기로 국내 조선소에서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숙련 기술자들을 미국 현지 인력 양성에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국내 5개 주요 조선사(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조선, HD현대삼호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에선 매년 재직자(지난해 4만2766명)의 2.5%가량인 약 1000여 명이 은퇴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현장 경험이 많은 이들을 재고용한 후 미국 사업장이나 협력 조선소에 파견해 숙련 기술을 전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대표적으로 HD 현대는 미국 현지 조선소들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공동 건조하기로 한 만큼 정년 전후의 숙련 기술자들을 해외로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가 그동안 배출한 기술 명장은 29명, 현재 재직 중인 기능장만 2249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지 인력 양성은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조선, HD현대삼호중공업 등 국내 빅3 조선업체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현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HD 한국조선해양은 관세 협상 전 우리 정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미국과 이전에 맺은 인력 양성 업무협약(MOU)을 제시하며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도 이 제시안을 근거로 미 측에 조선업 인력 양성 방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력 양성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용접 등 조선 기술 전문가를 미국으로 직접 파견해 교육하고, 미국 근로자들이 한국에서 인턴십을 수료하는 방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현지에 교육기관을 세우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앞서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지난 3월 조선업체 수장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해군사관학교에 방문했다. 이를 고려할 때 상선에 이어 특수선 분야 인재 양성 방안도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과의 함정 사업 협력에서 가장 기대되는 분야는 이지스함이다. HD현대의 조선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은 국내 이지스함의 기본설계를 모두 주관한 국내 유일의 조선사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5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 회의 참석을 위해 제주를 찾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도 만나 이 같은 협력 방안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협상단이) 미국에 있는 노동자들을 어떻게 훈련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프로그램들을 가지고 갔었는데, 거기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굉장히 높이 평가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조선해양산업·기자재산업 연구원은 “시장 규모, 인건비가 높은 미국 현지에서 업계 전문 인력들이 충분한 수익과 처우를 받는다고 하면 미국진출을 위해 국내에서도 양질의 숙련 인력이 더 많이 공급될 수 있는 여지도 생긴다”면서 “이런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중장기적인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