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MSD는 7일 자사가 개발 중인 하루 1회 먹는 경구용 PCSK9 억제제 ‘MK-0616’이 임상2b상 연구에서 고지혈증 환자의 LDL-C(저밀도지질단백질-콜레스테롤) 수치를 크게 감소시켰다고 밝혔다.
MSD는 해당 연구 결과를 미국심장학회·세계심장학회 공동 연례회의(ACC.23/WCC)에서 공개했다.
고지혈증은 혈액 내 중성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이 정상보다 많은 상태를 말한다. 그 중에서 몸에 해로운 LDL-C는 혈관 벽에 쌓여 심혈관 질환뿐 아니라 뇌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고밀도지단백(HDL) 콜레스테롤은 혈관 벽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운반해 혈전(피떡) 생성을 줄이고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일반적으로 LDL은 혈액 1데시리터(dl·1리터의 10분의1) 당 100mg 미만을 적정 농도로 판단한다. 고밀도 지단백(HDL)은 40~50mg/dl 이상이 정상 범위다. 최근에는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200mg/dl 미만인 경우를 정상으로 본다.
MK-0616는 간에서 LDL 또는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 조절에 관여하는 세포 수용체를 표적으로 삼는다.
기존에도 암젠의 ‘레파타'(성분 에볼로쿠맙), 리제네론의 ‘프랄런트'(성분 알리코쿠맙) 그리고 최근 노바티스의 ‘렉비오'(성분 인클리시란) 등 PCSK9 억제제가 사용되고 있지만 모두 주사제로 나왔다. 경구제인 MK-0616가 승인받을 경우, 경쟁력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고지혈증 환자 381명을 대상으로 8주 동안 MK-0616과 위약을 투여한 뒤 분석했다.
분석 결과, MK-0616는 위약 대비 환자들의 LDL-C 수치를 40~60% 낮췄다. 알약을 투여받은 참가자 중 심각한 부작용을 겪은 사례도 보고되지 않았다.
MSD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하위 집단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MK-0616을 스타틴에 추가로 복용할 수 있도록 확립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또 MK-0616과 ‘베르쿠보'(성분 베리시구앗) 등 폐·고혈압 치료제 분야에서 향후 10년 안으로 연 100억달러(약 13조2000억원)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해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성분 펨브롤리주맙)와 ‘가다실9′(인유두종바이러스 9가 백신) 등 현재 블록버스터 특허 만료 이후 발생할 손실을 어느정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실리콘벨리은행그룹(SVB)은 MK-0616이 경구용 PCSK9 억제제라는 점을 큰 장점으로 꼽았다. 아직 경구용 PCSK9 억제제를 개발한 기업이 MSD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MSD는 향후 몇 년 안으로 새로운 경구용 PCSK9 억제제 후보를 파이프라인에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