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1월이면 해외를 중심으로 이색적인 ‘금욕 챌린지’가 시작된다. 이른바 ‘노 넛 노벰버(No Nut November)’ 이는 한 달 동안 사정을 하지 않고 버티는 온라인 문화다.
지난 3일(현지 시각) 유튜브와 SNS 등을 중심으로 ‘NNN 챌린지’가 확산되며 11월을 알렸다.
‘옥스퍼드 온라인’에 따르면 ‘Nut’은 속어로 ‘사정’을 뜻한다. 해당 챌린지의 참가자들은 11월 한 달간 자위나 성관계 등 모든 사정을 금지해야 하며, 이를 끝까지 지키면 ‘완주했다’는 표현을 쓰면서 서로의 성생활 상태 등을 공유한다.
이 챌린지는 2011년 인터넷 사전에 처음 등장했고, 미국 속어 사전 커뮤니티 ‘어번 딕셔너리’를 통해 단순한 농담처럼 시작됐다.
‘NNN’은 2017년 이후 ‘레딧’과 유튜브 그리고 해외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이후 단순 유행을 넘어, 일부 남성들이 ‘건강과 에너지 상승’의 효과를 주장하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기 통제력이나 정신력 강화 수단으로 생각하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참가자들이 내세우는 효과는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 증가 △집중력 향상 △스트레스 감소 △성기능 개선 등이다.
일부는 “장기간 사정을 참는 훈련을 하면 남성호르몬이 증가한다”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2003년 한 연구기관의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약 3주간 사정을 멈췄을 때 일시적으로 테스토스테론이 상승하는 현상이 관찰됐지만, 이는 일시적 반응일 뿐 지속적인 변화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 2018년 남성호르몬과 관련된 또 다른 연구 결과에선 사정 간격이 너무 길면 오히려 정자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최근 영국의 ‘옥스퍼드 온라인’은 “‘노 넛 노벰버’ 챌린지가 건강에 이롭거나 해롭다는 확실한 근거는 없다”며 “단순히 자기 자신을 절제하기 위한 도전으로 참여하는 것은 문제없지만, 성 중독이나 불안·우울 증상이 있는 사람은 오히려 이를 억지로 참을 경우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의들 역시 지나친 ‘억지성 금욕’은 신체에 무리를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사정을 해야할 순간을 억지로 지연시키고 이같은 행위를 장기간 지속할 경우 전립선 통증, 염증, 성기 혈류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정신적으로는 불안감·불면·집중력 저하가 동반될 수 있다.
반대로 일정한 빈도의 건강한 사정은 호르몬 균형과 스트레스 완화, 수면 개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미국 메이요클리닉도 “규칙적인 사정은 생식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며 이를 뒷받침했다.
한 비교기과 전문의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노 넛 노벰버’ 챌린지는 과학보다는 의지의 영역에 가깝다. 참여 자체는 개인의 자유지만, 금욕하는 생활이 건강한 균형 잡힌 생활로 이어진다는 생각은 착각에 가깝다”며 “억제보다는 균형이 중요하고, 역시 자신의 신체 리듬에 맞게 성생활을 유지하는 습관이 가장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선택이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