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17세 이하(U17) 축구대표팀이 승부차기 혈투 끝에 타지키스탄을 제압하고 아시안컵 4강에 진출했다.
백기태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5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프린스 압둘라 알파이살 스타디움에서 열린 타지키스탄과 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 8강에서 정규시간을 2-2로 마친 뒤 진행된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승리했다.
이번 대회는 규정에 따라 정규시간 무승부시 연장전이 진행되지 않는다.
인도네시아와 첫 경기 패배(0-1) 후 3연승을 달린 한국은 2023년 대회 이후 2개 대회 연속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한국의 대회 마지막 우승은 2002년으로, 당시 승부차기 끝에 예멘을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의 준결승 상대는 8강에서 일본을 승부차기로 제압하는 이변을 쓴 개최국 사우디아라비아다. 오는 17일 오카즈 스타디움에서 대결한다.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한국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타지키스탄을 위협했다. 전반 2분 왼쪽 측면으로 돌아 뛴 김예건이 페널티 에리어로 왼발 크로스를 올렸다. 상대 수비가 이를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틈을 타 박병찬이 문전에서 기회를 잡았지만 슈팅은 골키퍼의 결정적 선방에 막혔다.
한국은 이후 중거리 슈팅으로 호시탐탐 득점 기회를 노렸지만 단단한 타지키스탄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전반 22분 박병찬의 오른발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 손에 맞은 뒤 크로스바를 강타하는 불운도 겹쳤다.
전반을 소득 없이 마친 백기태 감독은 후반 21분 박병찬 대신 김지성, 박서준 대신 장우식를 투입해 변화를 꾀해다.
그리고 이 선택은 적중했다. 후반 22분 김지성이 오른쪽 측면에서 문전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반대편에 있던 정현웅이 빠르게 파고들어 마무리하며 한국에 리드를 안겼다.
하지만 한국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후반 38분 나즈리예프에게 동점골을 허용했고, 2분 뒤에는 이브라김조다의 오른발 중거리 슈팅이 골망을 가르면서 전세가 뒤집혔다.
패색이 짙던 한국은 종료 직전 극적으로 균형을 맞췄다. 후반 추가시간 멜릭무로도프가 크로스를 걷어내는 과정에서 핸드볼 반칙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내줬고, 키커로 나선 김지성이 동점골을 장식했다.
경기를 승부차기로 끌고 간 한국은 2-1로 앞선 상황에서 골키퍼 박도훈의 결정적인 선방이 나왔고, 뒤이어 진행된 차례에서 김은성, 소윤우, 구현빈이 모두 킥을 성공시키며 5-3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편 북한은 앞서 열린 경기에서 인도네시아를 6-0으로 대파하고 4강에 올랐다.
북한은 18일 킹 파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아랍에미리트를 3-1로 꺾은 우즈베키스탄과 결승행을 다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