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빛낼 최고의 별로 꼽히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일본 야구대표팁 합류 후 첫 실전부터 연타석 3점 홈런을 터트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오는 10일 WBC 한일전을 치르는 이강철호로선 타자 오타니에 대한 경계가 필요해 보인다.
오타니는 6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한산 타이거스와의 2023 WBC 공식 평가전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2홈런) 6타점 2득점 1삼진을 기록했다.
일본은 오타니의 홈런 두 방을 앞세워 한신을 8-1로 가볍게 제압했다.
이 경기는 WBC 조직위원회가 지정한 공식 평가전으로, 그동안 비공식 연습경기엔 뛸 수 없었던 현역 빅리거의 출전이 가능했다.
이에 일본은 WBC 최종 명단에 발탁한 메이저리그(MLB) 소속 타자 3명을 모두 선발로 내세웠다. 오타니가 3번 타순에 배치됐고 라스 눗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1번 타자 중견수,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가 5번 타자 좌익수로 나섰다.
이 중 가장 관심을 모은 선수는 단연 오타니였다.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투수이자 최고의 타자로 활약하고 있는 오타니는 지난 3일 일본으로 넘어온 뒤 처음으로 대표팀 경기를 소화했다.
WBC에서도 투타를 겸업할 예정인 오타니는 이날 타자로만 뛰었고, 단 3번의 타석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1회초 2사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첫 타석에 선 오타니는 한신 선발 투수 사이키 히로토의 4구째 154㎞ 높은 직구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6일 오후 일본 오사카 교세라 돔에서 열린 일본 WBC 대표팀과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의 경기, 일본 대표팀 오타니 쇼헤이가 3회초 2사 1,2루에서 스리런 홈런을 친 후 홈으로 향하고 있다. 2023.3.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오타니의 홈런쇼가 펼쳐졌다.
오타니는 1-0으로 앞선 3회초 2사 1, 2루에서 다시 사이키를 상대했다. 1볼 2스트라이크로 몰린 오타니는 사이키의 포크볼을 왼쪽 무릎을 꿇는 자세로 쳤고, 타구는 그대로 가운데 펜스를 넘어갔다. 오타니의 대단한 장타력을 엿볼 수 있는 홈런포였다.
오타니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아치까지 그렸다. 그는 4-1로 리드한 5회초 2사 1, 2루에서 한신 2번째 투수 도미다 렌과 풀카운트 접전을 벌이더니 7구째 142㎞ 높은 직구를 받아쳐 우중월 홈런을 날렸다.
맞는 순간 오타니의 홈런을 직감한 관중들은 크게 환호했다.
오타니의 3연타석 홈런 도전은 이뤄지지 않았다. 구리야마 히데키 일본 감독은 7회초 선두 타자로 나서야 할 오타니를 빼고, 대타 야마카와 호타카(세이부 라이온스)를 투입했다.
사흘 앞으로 다가온 WBC를 대비해 메이저리거를 컨디션을 관리한 것. 이날 오타니와 눗바, 요시다는 모두 3차례씩 타격 기회를 잡은 뒤 교체됐다.
이 경기에서 타자 오타니는 군계일학이었다. 그는 홈런 두 방으로 단숨에 흐름을 바꿨고, 팀에 승리를 안겼다. 아직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은 단계에서도 차원이 다른 기량을 발휘했다.
타자 오타니의 엄청난 폭발력은 이강철호로서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한국은 일단 8강 진출의 분수령이 될 호주와의 첫 경기(9일)에 집중하고 있지만, 하루 뒤 펼쳐질 숙적 일본과의 대결도 준비하고 있다.
8년 전 프리미어12에서 한국 타선을 두 번이나 꽁꽁 묶은 오타니가 한일전에 투수로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은 다행스럽지만, 타자 오타니 역시 만만치 않게 무서운 상대다.
오타니는 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오릭스 버팔로즈와의 마지막 공식 평가전에서 최종 점검을 할 예정이다.
6일 오후 일본 오사카 교세라 돔에서 열린 일본 WBC 대표팀과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의 경기, 일본 대표팀 오타니 쇼헤이가 3회초 2사 1,2루에서 스리런 홈런을 친 후 홈에서 라스 눗바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3.3.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한편 눗바와 요시다는 이 경기에서 각각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3타수 1안타 1타점으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일본 선발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는 3이닝 4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2번째 투수로 등판한 다카하시 게이지(야쿠르트 스왈로스)는 3이닝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 승리 투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