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12일(현지시간) 포유류의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이 증하고 있으며 인간 감염이 더 쉬워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WHO는 이날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보통 새들 사이에 퍼지지만, 조류보다 생물학적으로 인간과 더 가까운 포유류 사이에서 H5N1 조류 인플루엔자 검출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바이러스가 인간을 더 쉽게 감염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게다가, 일부 포유동물은 (서로 다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혼합되는 혈관 역할을 하면서 동물과 인간에게 더 해로울 수 있는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2021년 말부터 유럽은 사상 최악의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을 겪었고, 2022년 북미와 남미도 심각한 전염 사태을 경험했다. H5N1 바이러스가 일으킨 이 사태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막대한 수의 가금류가 도살되었다.
지난해엔 5개 대륙 67개국에서 발생이 보고되어 병으로 죽거나 도살시킨 가금류는 1억 3100만 마리가 넘었다.
2023년에는 질병이 계속 확산되면서 주로 미 대륙 14개국이 발병을 보고했다.
이 와중에 바이러스는 포유류도 감염시켜 스페인의 양식 밍크와 칠레의 물개 등 26종에서 발병이 보고되고, 최근 폴란드에서는 고양이에서도 발견되었다.
WHO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세계동물보건기구(WOAH)와 함께 각국이 동물을 구하고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인간의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 사례는 일반적으로 감염된 살아있는 가금류나 죽은 가금류 또는 오염된 환경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된 결과다. 이 질병은 매우 치명적이어서 사람도 사망률이 높다. 다만 동물 대 인간 감염은 쉬워졌어도 인간간 감염은 아직 쉽지 않아 보인다.
WHO측은 “이 바이러스는 한 사람에서 다른 사람으로 쉽게 전염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바이러스가 진화해 이렇게 바뀌는 것을 알아채기 위해서는 경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