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22일 출국한다. 이번 일정은 다자외교 무대에서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자본을 끌어오기 위한 투자 중심의 실용 외교 행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제80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에 참석하기 위해 26일까지 3박 5일 일정으로 방미길에 오른다.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이어 석 달 만에 다시 다자외교 무대이자, 한미·한일 정상회담 후 한 달여만에 외교 무대에 다시 서는 셈이다.
이 대통령은 정부의 ‘실용 외교’를 실현하기 위해 이번 순방에서 상징적 연설과 외교적 메시지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투자자와 직접 마주하는 방식으로 실질적 경제 성과를 추구하겠다는 각오다.
미국 땅 밟자마자 韓 미래 산업 투자처 찾고 한미 동맹 관계 재차 강조
이에 발맞춰 이 대통령의 첫 공식 일정은 22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 의장이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회장인 래리 핑크와의 회동이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AI(인공지능)와 에너지 전환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한국이 미래 산업 투자처로서 매력적임을 직접 강조할 계획이다.
이어 같은 날 미국 상·하원 의원단과 접견해 한미 관계 발전을 위한 의회의 역할을 당부하고, 저녁에는 뉴욕 동포들과 만나 교민 사회의 의견을 청취한다.
23일에는 190여 정상 가운데 7번째 순서로 총회 기조연설에 나선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민주 대한민국의 복귀’를 공식 선언하며 한반도 평화 정착, 기후 위기 대응, AI와 에너지 전환 등 국제사회의 공동 과제에 대한 한국의 기여 방안을 제시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 대통령이 기조연설에서 ‘민주 대한민국의 복귀’를 선언하고 글로벌 책임국으로서 한국의 위상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가 세계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언급이 있을지도 주목된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북한 핵 프로그램을 먼저 중단시킨 뒤 축소시키고, 완전 폐기하는 3단계 해법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제재 완화 등 조치가 검토되는데 이를 구현하기 위해선 국제 사회의 공감대가 필수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이 같은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유엔 회원국들의 공감대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날 오후에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글로벌 현안 대응에서 다자주의 강화를 논의하고,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지지를 당부한다. 여기서도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저녁에는 미국 조야 오피니언 리더들과 만찬을 갖고 한미관계 발전 방향을 논의한다.
한국 대통령 첫 안보리 주재…주요국 정상과 수출 다변화 모색
24일에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개 토의를 주재한다. 의제는 ‘AI와 국제평화안보’다. 이 대통령은 ‘모두의 AI’라는 기조 아래 인공지능이 국제 안보 환경에 미칠 영향을 논의하고, 기술 발전을 평화와 번영으로 연결하기 위한 국제적 규범과 협력 방안을 제안할 계획이다.
25일에는 월가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는 ‘대한민국 투자 서밋’이 열린다. 이 대통령은 직접 글로벌 핵심 투자자들에게 한국의 경제정책을 소개하고 투자를 요청하며, 한국 증시의 활력을 높이고 ‘코리아 프리미엄’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위 실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넘어 코리아 프리미엄을 본격 알려 연중 최고가 경신 중인 한국 증시에 활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순방에는 프랑스·이탈리아·우즈베키스탄·체코·폴란드 등 주요국 정상과의 양자 회담도 포함돼 있다.
방산·에너지·첨단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특히 유럽 주요국과의 외교 협력을 강화해 수출 다변화와 전략 산업 협력을 동시에 모색한다.
이를 두고 대통령실은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가속화해 방산 인프라 등 분야에서의 실질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