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월 고용 지표가 예상을 뛰어넘는 호조를 보이면서 미국 국채 가격이 하락(수익률 상승)하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했다.
시장에서는 상반기 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사실상 희박해졌다는 분석이 확산한 가운데 단기물 미국 국채 수익률이 특히 큰 폭으로 상승했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3.5% 부근까지 상승했고, 머니마켓에서는 연준의 다음 금리 인하 시점을 기존의 6월에서 7월로 늦춰 반영했다.
‘고용 대박’에 금리 인하 기대 ‘뚝’
11일(현지 시각) 발표된 미국의 지난달 비농업 신규 일자리 수는 13만 개 증가하며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를 약 두 배가량 웃돌았다. 실업률은 4.3%로 소폭 하락했고, 경제활동 참가율은 소폭 상승하며 노동시장의 견고함을 입증했다.
다만 지난해 월평균 고용 증가 폭은 기존 발표된 4만9000명에서 1만5000명으로 크게 낮아졌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경제 및 중앙은행 정책 부문 책임자는 “이번 고용 지표는 연준이 올해 중반 이전에 금리를 다시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노동시장의 유휴 인력이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현재의 통화 정책이 얼마나 긴축적인지에 대한 연준 내부의 논쟁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보고서에 대해 “예상보다 훨씬 훌륭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연준을 향해 금리 인하 압박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이며, 따라서 금리가 가장 낮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리를 낮춤으로써 “연간 최소 1조 달러의 이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이는 예산 균형은 물론 그 이상의 효과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RBC 캐피털 마켓의 마이크 리드는 ”1월 고용 지표는 미국 노동시장이 계속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번 수치는 2026년 연준이 금리를 장기 동결할 것이라는 우리의 전망을 강화한다”고 지적했다.
연준 위원들 ‘매파적’ 입장 선회
연준 정책 입안자들의 분위기도 매파적으로 돌아섰다. 지난해 가을 세 차례의 금리 인하로 충분한 정책적 조치가 취해졌다는 인식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제프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2024년부터 이어진 누적 금리 인하로 인해 현재의 기준금리는 더 이상 경제를 제약하지 않는 수준”이라며 “추가 인하는 고물가 고착화 위험이 있으므로 다소 긴축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최근의 금리 인하와 재정 지원 덕분에 올해 경제 성장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는 점에서 연준이 꽤 오랜 기간 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로리 로건 댈라스 연은 총재는 “고용 시장의 하방 위험이 상당히 사라진 반면, 지난해의 세 차례 금리 인하로 인해 인플레이션 위험이 오히려 커졌다”며 강한 소비 지출과 기업 투자가 향후 고용 시장을 계속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금리 스와프 시장에서는 이번 지표 발표 이후 연준이 3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5% 미만으로 반영했다. 또한 연말까지 반영된 누적 금리 인하 폭도 전날 59bp(0.59%포인트)에서 52bp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