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의약품 관세 이르면 이달 말 결정…구리는 50%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르면 이달 말쯤 한국의 주력 수출 상품인 반도체에 대한 관세 발표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8일(현지시간) 확인됐다.

구리에 대해서는 8월께부터 철강 및 알루미늄과 마찬가지로 50%의 관세를 부과하고, 의약품은 200%의 고율 관세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내각 회의를 주재하고 “우리는 의약품, 반도체, 그리고 몇 가지 다른 것들을 발표할 것이다. 큰 것들”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반도체 관세 부과 시기나 관세율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다만 트럼프는 반도체를 언급한 뒤 곧바로 “우리는 철강 50%, 알루미늄 50% 등의 관세를 부과했다”면서 다른 품목별 관세를 예로 들었다.

의약품 관세에 대해서는 “기업들에 약 1년에서 1년 반 정도의 시간을 줄 것이고, 그 이후에는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관세는 거의 200%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군수 장비, 전력망, 각종 소비재에 필수적인 금속인 구리의 미국 내 생산을 촉진하기 위해 오늘 늦게 수입산 구리에 대한 50%의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리 관세의 발효 시점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이날 각료회의 직후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언급한 구리 관세가 7월 말이나 8월 초에 부과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반도체와 의약품의 경우 이달 말까지 조사를 완료할 계획이라면서 “이후 대통령이 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에는 며칠 내로 관세 서한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EU는 최근까지 우리를 매우 나쁘게 대했으나 지금은 아주 친절하게 대하고 있다. 마치 다른 세상 같다”며 “아마 이틀 후쯤이면 EU에 (관세) 서한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EU가 애플과 구글 등 자국 빅테크 기업에 벌금을 부과한 사례들을 언급하며 미국 기업을 대하는 방식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트럼프는 “그들(EU)은 그런 방식으로, 그리고 다른 행동들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엄청난 돈을 가져간다”며 “그들은 매우 강경했지만, 지금은 아주 친절하게 행동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트럼프는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 매우 공정하게 임하고 있으며 최근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자주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날 내각 회의에 앞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서는 “어제 여러 국가에 보낸 서한에 이어 오늘, 내일, 그리고 앞으로 짧은 기간 동안 추가로 보낼 서한에 따라 관세는 2025년 8월 1일부터 부과되기 시작한다”라고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이 날짜는 변경되지 않았으며, 변경될 수도 없다”면서 “다시 말해 2025년 8월 1일부터 모든 금액이 지불돼야 하며, 연장도 허용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올해 현재까지 관세 수입으로 1000억 달러(약 137조 원)를 확보했다”면서 “이는 주요 관세가 2분기부터 시작됐기 때문으로 올해 말까지 (관세 수입이) 3000억 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