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간 전 세계에 억류된 미국인들의 석방 협상을 했던 빌 리처드슨 전 유엔주재 미 대사가 75세로 별세했다고 관계자들이 2일(현지시간) 알렸다.
AFP통신에 따르면 리처드슨 글로벌 참여 센터는 성명에서 리처드슨이 전날 밤 잠을 자던 중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리처드슨은 베테랑 민주당 정치인으로 1982~1996년까지 미 하원 의원으로 일했다. 그후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주유엔 대사와 에너지 장관을 역임했다. 2003~2011년에는 뉴멕시코 주지사로 선출되어 일했다.
다양한 이력 가운데 가장 그의 이름이 빛나는 것은 외교계의 ‘인디애나 존스’로 이름을 날리며 위험한 곳 어디라도 가서 억류된 미국인들을 석방하기 위해 나섰던 협상가의 면모다. 그는 자신이 가진 능숙한 협상 기술과 인간적인 따뜻함을 바탕으로 많은 이들의 석방을 이끌어낸 것으로 평가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조종사, 사담 후세인에 의해 억류된 미국인 노동자, 수단 반군에 의해 투옥된 적십자사 직원…이들은 빌이 집으로 데려오는 데 도움을 준 수십 명의 사람들 중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멕시코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리처드슨은 2008년 미국 최초의 히스패닉계 대통령이 되기 위해 도전했다가 실패하기도 했다. 이때 버락 오바마가 당의 후보가 됐지만 리처드슨은 미 정계에서 가장 강력한 히스패닉계 미국인이었다고 AFP는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