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사관이 페이스북에 올린 아름다운 말레이시아 위성 사진에 말레이시아인들이 우리가 ‘제2의 베네수엘라’가 되는 것 아니냐며 이를 막기 위해 자조적인 댓글을 1000개 가까이 쏟아내고 있다.
15일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최근 쿠알라룸푸르 주재 미국 대사관은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촬영한 2016년 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말레이시아 상공의 높은 구름 사이로 번개가 번쩍이는 모습이 담겨 있다.
대사관은 “말레이시아, 이렇게 전기가 흐르는 모습은 처음이다”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시했고, 이 사진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널리 공유됐다.
사진에는 “저 밝은 흰색 불빛들은 도시의 불빛이 아니라, 뇌우 시스템 안에서 번쩍이는 거대한 번개다. 이런 각도에서 보기 전까지는 우리가 살아 숨 쉬는 지구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잊기 쉽다. 폭풍 아래에 있든 위에 있든, 그 광경은 정말 장관이다”라는 글이 덧붙여졌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글과 사진에 붙은 말레이시아인들의 댓글은 “우리는 석유가 없고, 호랑이와 악어만 있다”는 식의, 자기 나라에 눈독을 들이지 말아 달라는 식의 내용이 거의 다였다. 페이스북에서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은 댓글은 “트럼프 대통령께 우리는 석유가 없다고 전해달라. 우린 식용유밖에 없다”였다. 실제로는 말레이시아는 산유국이다.
원숭이처럼 나무 위에 사는 미개발국이라는 잘못된 편견을 일부러 이용해 호소하는 글도 있었다.
“보시다시피, 우리는 정글에서 산다. 몸을 따뜻하게 하려고 불을 피운다”라고 댓글이 오르자 또 다른 사람은 “우리는 도시가 없다. 모두 나무 위에서 산다. (참고: 석유도 없다)”라고 농담을 덧붙였다. 그 뒤로도 석유는 없고 호랑이와 악어, 야자유와 뇌우만 있다는 글이 줄을 이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같은 사진에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다음 베네수엘라가 되는 건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한 사용자가 미국에 “브루나이 또는 싱가포르를 선택하는 게 나을 거다”라고 조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눈독 들인 베네수엘라와 그린란드처럼 브루나이도 석유 자원이 풍부하고 싱가포르는 전략적으로 좋은 위치를 가졌기 때문으로 해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