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자축구팀 ‘내고향 축구단’의 방남이 확정됐다. 북한 남녀 축구대표팀이 한국에서 경기한 적은 있으나 축구 클럽이 공식전을 위해 방남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축구협회는 4일 “내고향 여자축구단이 2025-2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참가하기 위해 5월1일 명단과 일정, 서류 등을 협회에 제출했다”면서 “오는 17일 선수 27명과 스태프 12명 등 총 39명으로 꾸린 선수단이 방남한다”고 밝혔다. 꽤 오랜만에 ‘남북대결’이 성사됐다.
한국을 대표해 이번 대회에 참가한 수원FC위민은 8강에서 지난해 챔피언 우한 장다 WFC(중국)을 4-0으로 완파하는 이변을 연출하며 준결승에 올랐다. 그리고 편성에 따라 호치민시티(베트남)를 3-0으로 제압한 내고향 축구단과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두 팀의 대결은 오는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북한 선수단이 한국을 찾는 것은 평창 동계올림픽과 코리아오픈 탁구 대회가 열렸던 2018년 이후 8년 만이다. 이번에도 불참이 유력했으나 예상을 뒤엎고 참가를 결정했다. 아무래도 국제대회 ‘성적’ 좋은 여자축구 종목이란 게 작용했을 공산이 크다.
북한 여자축구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최근 기세가 특히 좋다. 북한은 2024년 열린 FIFA 여자 U17 월드컵과 FIFA 여자 U20 월드컵을 모두 우승했다. FIFA U17 여자 월드컵은 2025년 대회에서 또 트로피를 들어올려 2연패와 함께 역대 최다(4회) 우승 기록도 작성했다.
이런 성과에 살만 빈 이브라힘 알칼리파 AFC 회장은 최근 FIFA 행사에서 김일국 북한축구협회(DPRK FA) 회장을 만나 “최근 북한 여자축구의 성공은 아시아 대륙 전체를 환하게 밝히는 등불”이라 찬사를 보내며 “AFC는 앞으로도 DPRK FA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축구 남북 대결 역시 남자부와 여자부 상황이 크게 차이 난다. 남자는 남측이 강하지만 여자는 북측이 우위를 점한다.
지금껏 남자 A대표팀은 북한과 17번 겨뤄 ‘7승9무1패’로 앞선다. 유일한 패배는 1990년 10월 평양에서 열린 친선경기였다. 아시안게임 등에서 만나는 U23 대표팀 대결서도 2승1무1패로 앞선다. 국내에서 열린 남북 대결은 한 번도 패한 적 없다.
남자대표팀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최종예선을 포함해 총 4번 한국에서 북한과 겨뤘는데 2승2무로 앞선다. U23 대표팀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 성사된 북한과의 ‘결승전’에서 1-0으로 승리, 금메달을 목에 건 기분 좋은 기억이 있다.
하지만 여자부는 기울기가 다르다. 여자대표팀 간 국가대항전이 지금껏 21번이나 있었는데 한국이 1승4무16패 일방적으로 밀린다. 최근 5번의 대결에서는 3무2패, 나름 격차를 줄였으나 아직 북한 여자축구는 쉽지 않은 상대다.
그래도 ‘의미 있는 1승’은 안방에서 나왔다. 한국은 지난 2005년 8월 전주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북한 여자대표팀을 1-0으로 꺾었다. 지금까지 유일한 승리다.
한국 여자축구의 오랜 간판이자 무려 175번이나 A매치를 치른 지소연도 북한을 만나서는 웃어본 적이 없다. 지난 2006년부터 여자 A대표팀에서 활약한 지소연은 북한과 9차례 맞대결을 펼쳤는데 3무 6패에 그친다.
그래서 선수 커리어 막바지를 보내고 있는 수원FC위민 소속으로 ‘내고향 축구단’과 만나는 이번 대결에 대한 간절함이 크다.
지소연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은퇴하기 전 북한 팀을 꼭 이겨보고 싶다”며 “내고향 축구단 선수 이름과 얼굴을 보니 그동안 A매치에서 상대했던 선수들이 많다. 북한대표팀과 마찬가지로 거칠게 나올 텐데, 우리가 더 적극적으로 부딪치고 소리를 지르면서 대응해야 한다”고 다부진 출사표를 던졌다.
두 팀은 지난해 11월 대회 조별리그에서 격돌한 바 있는데 내고향 축구단이 3-0 대승을 거둔 바 있다. 하지만 당시는 지소연을 비롯해 김혜리, 최유리 등 경험 풍부한 베테랑들이 수원FC위민에 합류하기 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