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보도에 따르면, 뉴욕시 보건국은 센트럴 할렘 지역에서 발생한 레지오넬라병(Legionnaires’ disease) 집단 감염 사례가 17일 현재 101명으로 늘었으며, 이 가운데 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레지오넬라병은 대형 건물의 냉각탑에서 증식한 레지오넬라 박테리아가 공기 중 미세 물방울 형태로 퍼지면서 감염된다. 특히 냉각수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온도가 높아지고 정체될 경우 세균 번식이 활발해진다.
뉴욕시 보건국은 지난주 검사에서 해당 지역 10개 건물에 설치된 12개 냉각탑 중 12곳에서 레지오넬라균 양성 반응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11곳은 이미 정비를 마쳤으며, 나머지 1곳도 지난 금요일까지 방역 조치가 완료됐다.
당국은 주민들의 음용수나 가정 내 배관 시스템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하며, “해당 지역 주민들은 수돗물을 마시거나 샤워, 취사, 에어컨 사용을 계속해도 된다”고 안내했다.
미셸 모스 뉴욕시 보건국장 대행은 “다행히 최근 신규 확진자 수는 감소세로, 감염원이 통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다만 해당 우편번호 지역에 거주하거나 근무하는 주민들 가운데 기침, 발열, 두통, 근육통 등 독감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조기 진단과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레지오넬라병은 적절한 항생제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지만, 치료가 지연될 경우 패혈증이나 다장기 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감염자의 약 10%가 합병증으로 사망한다고 추산하며, 특히 고령자와 면역력이 약한 환자가 고위험군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