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민심 풍향계로 평가되던 뉴욕시장과 뉴저지 및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하고 캘리포니아주 선거구 재조정이 주민투표를 통과한 가운데 미국 보수 인사들 사이에서 부정선거 음모론이 나오고 있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보수 성향 팟캐스터인 잭 포소빅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선거 당일 투표를 방해하기 위한 조직적 공격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뉴욕시장 선거의 투표용지가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구성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전날(4일) 엑스에서 뉴욕시장 선거 투표용지 사진을 공유하며 “뉴욕시의 투표용지는 사기”라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무소속 후보인 앤드루 쿠오모의 이름이 오른쪽 맨 아래에 있지만 다른 후보들의 이름은 두 번씩 등장한다며 “투표용지 구성이 쿠오모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조란 맘다니(민주당 후보)를 돕는다”고 말했다.
머스크의 게시글은 확산됐고,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인 에릭 트럼프도 머스크의 주장에 동조했다.
에릭은 머스크의 게시글을 공유하며 “그들이 어떤 술수를 부리는지 모두가 깨닫기 시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뉴저지주 컴벌랜드카운티에서 투표 기계가 잠시 작동을 멈추고, 이메일 폭탄 위협이 발생하면서 보수 인사들의 부정선거 주장에 빌미가 됐다. 그러나 구체적인 근거는 나오지 않고 있다.
머스크가 주장한 투표용지 구성도 ‘퓨전 투표'(fusion voting) 정책에 따른 합법적인 것이다. 퓨전 투표란 여러 정당이 한 명의 후보를 지지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복수의 정당 지지를 받은 후보는 투표용지에 여러 번 이름이 등장한다.
캐슬린 맥그레스 뉴욕주 선거관리위원회 공보국장은 후보자 이름 배열 방식에 대해 “조란 맘다니는 민주당과 워킹패밀리당에서 후보로 지명되었기 때문에 투표용지에서 첫 번째와 네 번째 이름이 실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까지 나서 부정선거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캘리포니아주 선거구 조정안 투표를 앞두고 “엄청난 사기”라며 “공화당원이 우편투표에서 배제됐고 전체 투표 절차가 조작됐다”라며 “법적·형사적인 검토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역시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우편으로 발송되는 위조 투표용지를 언급하며 “모든 사람들이 우편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한 관행은 부정이 일어나기 쉬운 구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