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무용제에서 금상을 받기도 한 실력 있는 무용가이자 쌍둥이 엄마로 충실한 삶을 살아온 40대 여성이 뇌사에 빠진 후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8일 한국장기기증원에 따르면 7세 쌍둥이 아들을 둔 장희재 씨(43)는 지난달 9일 부모님 댁에서 잠을 자던 중 심정지가 발생해 병원으로 이송하였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장 씨의 가족은 어린아이들에게 엄마가 좋은 일을 하고 떠났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고, 삶의 마지막이 한 줌의 재가 되는 것보다는 다른 누군가를 살리고 그 몸속에서라도 살아 숨쉬길 바랐다.
또한 장 씨의 외할머니가 신장 투석을 20년 넘게 받아 오면서 가족들은 몸이 아파 고생하는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장기기증에 동의했고, 지난달 16일 충남대학교병원에서 폐장, 간장, 신장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렸다.
서울에서 1남 2녀 중 둘째로 태어난 장 씨는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었고, 평소 봉사와 어려운 곳에 기부를 하던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장 씨는 무용하는 언니의 영향으로 고등학교 때 무용에 입문하여 충남대학교 무용과에서 학사, 석사를 취득했다.
초·중등 수업과 여러 대학의 무용 강의를 나가며 박사과정 학업과 쌍둥이 아이의 육아도 함께한 열정적인 사람이었다.
대학 입학부터 졸업 때까지 매 학기 장학금을 탈 정도로 늘 열심이었으며 전국 무용제에서 금상을 수상하고 ‘대전을 빛낸 안무가상’을 받기도 했다.
장 씨의 어머니 김광숙 씨는 “희재야 너무 보고 싶어. 매일 아침 네 이름을 몇 번씩 불러봐. 애들 걱정하지는 말고 이제는 편히 쉬어. 자주 엄마 꿈속에 나타나. 그럼 아이들 이야기 전해줄게”라며 “애들 잘 자라날 수 있게 하늘에서 꼭 지켜줘. 사랑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