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2대 산유국인 앙골라가 산유국 모임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탈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아라비아 주도의 OPEC은 추가 감산을 통해 유가를 지지하려는 연대의 균열을 드러냈다.
◇앙골라 “OPEC, 국가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프리카 남서부 국가 앙골라의 디아만티노 아제베도 석유부 장관은 OPEC이 더 이상 국가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앙골라는 2019년 카타르, 2020년 에콰도르에 이어 OPEC을 탈퇴한 산유국 대열에 합류했다.
아제베도 장관은 “앙골라는 현재 조직에 남아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으며, 국익을 지키기 위해 탈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앙골라 탈퇴 소식에 장중 한때 유가는 2.4% 급락했다. 앙골라의 탈퇴로 OPEC 플러스(+)의 감산 의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이번 결정은 2024년 생산량 할당량을 줄이기로 한 OPEC+의 결정에 대해 앙골라가 항의한 데 따른 것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앙골라의 항의로 인해 11월에 열릴 예정이었던 OPEC+의 마지막 정책 회의와 새로운 생산량 제한에 대한 합의가 지연된 바 있다.
오만 에너지부의 전 마케팅 국장인 알리 알-리야미는 “이는 OPEC 내부에 합의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며, 이는 한동안 지속되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앙골라의 탈퇴 여파를 의심할 바 없지만 다른 (국가들이) 연쇄적으로 탈퇴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나이지리아는 생산 할당을 채우기 쉽지 않은 아프리카의 또 다른 OPEC 산유국이라고 로이터는 주목했다. 11월 회의에서 나이지리아는 2024년에 더 높은 OPEC+ 목표를 받았으며, 이로 인해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여력이 제한됐다.
◇앙골라 산유량 110만배럴…”연쇄 탈퇴 징후 없다”
앙골라의 쿼터 분쟁이 잠잠해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상당한 충격이라고 익명을 요구한 세 명의 OPEC 대표는 로이터에 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2007년 OPEC에 가입한 앙골라는 하루 약 11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하는데 OPEC 전체 하루 산유량 2800만 배럴과 비교해 많지 않다.
UBS의 애널리스트 지오바니 스타우노보는 “OPEC+의 단결에 대한 우려로 유가가 하락했지만, 동맹국 중 더 많은 산유국이 앙골라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앙골라의 탈퇴로 OPEC 회원국은 12개, 하루 생산량은 2700만배럴이 된다.
하루 1억 2000만 배럴의 세계 석유 시장에서 OPEC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7%다. 2010년 OPEC의 시장 점유율은 34%까지 달했다.
일부 회원국의 탈퇴와 더불어 감산 결정과 미국을 비롯한 비OPEC 산유국들의 증산으로 OPEC의 점유율이 감소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브라질이 내년 1월 OPEC+에 가입하지만, 산유국들의 공동 생산량 제한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앙골라는 최근 몇 년간 투자 감소와 대규모 신규 유전 개발 부족으로 인해 OPEC+ 할당량을 채울 만큼의 석유를 생산하는 데에 실패했다.
앙골라의 일일 생산량은 2008년 200만배럴로 정점을 찍은 후 감소하고 있다.
앙골라의 경우 석유와 가스가 전체 수출의 약 90%를 차지하는데, 코로나19 팬데믹과 국제 유가 하락으로 국가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다.
앙골라에는 토탈에너지, 셰브론, 엑손모빌, 에니와 BP가 50대 50으로 출자한 아줄레 에너지 등 여러 석유 메이저와 독립 기업이 사업을 운영한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