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첫 주택구입자(First-time buyers) 가 전체 주택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 수준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한 세대 전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 “표지 모델도 바꿔야 했다”… 첫 구매자 평균 나이 40세
NAR의 부대표 제시카 라우츠(Jessica Lautz) 는 “처음엔 젊은 부부 사진을 보고서 표지로 사용하려 했지만, 지금 현실에 맞지 않았다”고 전했다.
“요즘 첫 주택 구매자는 젊은 신혼부부가 아니라 40세 안팎, 전체 주택 구매자 평균 나이는 59세입니다.”
협회는 “젊은 세대가 집을 살 수 없는 구조가 심각하다”며 “주택 재고 부족과 높은 대출 금리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 “부모는 이미 내집 있었는데, 우리는 꿈조차 어렵다”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에 사는 이브 버딕(Eve Burdick, 30) 부부는 결혼 1주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세입자다.
그는 “우리 부모님은 30살에 이미 집이 있었지만, 지금은 35만 달러짜리 집조차 감당할 수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집을 사더라도 지하실 공사나 수리비용을 감당할 방법이 없습니다.”
버딕 부부는 학자금과 의료비 대출을 갚느라 저축이 줄었고, “1년 안에 집을 살 줄 알았는데 지금은 3~4년 뒤나 가능할 듯하다”고 했다.
■ 평균 거주 기간 11년… ‘매물 잠김’ 현상 악화
NAR 보고서에 따르면, 기존 주택 소유자들은 평균 11년 동안 이사를 하지 않고 머무는 중이다.
이는 역대 최장 기록으로, 낮은 금리로 대출받은 기존 주택 소유자들이 “지금은 팔면 손해”라며 시장에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라우츠 부대표는 이를 “주택시장 교착상태(gridlock)” 라고 표현하며,
“신규 공급 부족과 생활비 상승으로 인해 젊은층의 ‘내 집 마련’ 진입로가 완전히 막혔다”고 지적했다.
■ “모든 게 동시에 비싸졌다”… 주택 대신 불안한 임대
버지니아 리치먼드 교외에 사는 사샤 스켈튼(Sasha Skelton, 35) 은 인사담당자로 일하며, 남편은 부동산 관리직이지만 집을 사지 못했다.
“몇 년 전 금리가 낮을 때 샀어야 했어요. 그땐 입찰 경쟁에서 계속 졌죠. 지금은 모든 게 너무 비싸요.
게다가 일자리나 경기 불확실성도 커서 쉽게 대출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스켈튼은 “언젠가 뿌리내릴 집을 갖고 싶다”고 말했지만, “지금 시장은 도저히 우리가 들어갈 만한 곳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 NAR “젊은 세대 위한 대책 시급”
전문가들은 고금리(30년 고정 약 7.5%), 집값 상승, 생활비 압박이 겹치면서 미국의 ‘주택 사다리(housing ladder)’가 끊어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라우츠 부대표는 “첫 주택은 단순한 집이 아니라, 인생의 가장 큰 자산 형성 수단입니다. 젊은 세대가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면 부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