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핵 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부르며 이전 대통령들과 다른 언행을 구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행정 명령에 서명하던 중 “북한은 핵보유국”이라고 표현했다.
트럼프는 ‘8년 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럼프에게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어떤 나라가 문제라고 했냐’는 질문에 “북한은 잘 풀렸다”고 답했다.
이어 “나는 그(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에게 친절했다”며 “그는 나를 좋아했고 나도 그를 좋아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북한이 심각한 위협이라고 생각했다”며 “북한은 이제 핵보유국이다. 우리는 잘 지냈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돌아와서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지칭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미국이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장관으로 지명한 피트 헤그세스 후보자도 14일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열린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지칭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에서 후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트럼프의 발언이 나온 후 한국 정부는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가 목표라고 전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 비핵화는 한미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일관되게 견지해 온 원칙으로 핵확산금지조약(NPT) 상 북한은 절대로 핵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다”라며 “북한 비핵화를 위해 미국의 새 행정부와 긴밀히 공조하는 한편 국제사회와도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날 취임식 이후 주한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의 장병들과 공개 영상통화를 하던 도중 김정은을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영상통화에서 “그곳 상황은 어떤가, 김정은은 잘 지내더냐”라며 농담조로 물었다.
이어 “여러분은 매우 나쁜 의도를 가진 누군가를 상대하고 있다”며 “내가 비록 그와 매우 관계를 발전시켰지만, 그는 강하면서 똑똑한 녀석”이라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