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 TODAY-역대급 폭우가 쏟아지며 텍사스 중부 지역이 대규모 홍수로 초토화된 가운데, 당국은 70명 이상이 사망했고 최소 41명이 실종 상태라고 6일(일) 밝혔다. 실종자 중에는 크리스천 여름 캠프 ‘캠프 미스틱’에 머물던 어린이 27명과 지도교사 1명도 포함돼 있다.
이번 홍수는 독립기념일 전날 밤부터 금요일 새벽까지 단 몇 시간 만에 6개월 치 강우량이 집중되며 발생했다. 케르 카운티 셰리프 래리 레이사(Larry Leitha)는 “현재까지 성인 38명, 아동 21명의 시신을 수습했다”며 “수색작업은 실종자 전원이 발견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사태처럼 덮친 물…캠프 완전 붕괴”
가장 피해가 컸던 캠프 미스틱(Camp Mystic)은 과거 퍼스트레이디 로라 부시가 카운슬러로 활동한 전통 깊은 소녀 캠프다. 구조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은 “건물 내부가 물살에 파이고 벽이 붕괴됐다”며 참상을 전했다. 현장에 있던 13세 엘리너 레스터는 “헬리콥터가 착륙해 아이들을 실어갔다. 공포 그 자체였다”고 회고했다.
재난 당시 캠프에는 약 700명이 있었으며, 현재까지 27명이 실종 상태다. 일부 어린이의 사망도 확인됐다. 앨라배마 출신 8세 소녀 사라 마시와 9세 제이니 헌트는 CNN 및 지역 언론에 의해 사망이 확인되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케르 카운티 재난지역 선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케르 카운티를 연방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미국 해안경비대와 주 방위군이 구조한 인원이 850명을 넘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모든 자원을 투입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는 올 허리케인 시즌 이후 FEMA(연방재난관리청)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언급,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기상청: “지형 특성상 예보·경고 어려워”
국립기상청(NWS)과 수문학자들은 “기상 데이터는 빠르게 전달했지만, 험준한 지형과 국지성 폭우 특성상 실시간 경고에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홍수는 ‘플래시 플러드 앨리’로 불리는 힐컨트리 지역의 위험성을 다시 드러낸 사례로 꼽힌다.
NWS는 앞으로 24~48시간 내 추가 강우 24인치가 예보되어 “경고 수준이 유지되고 있으며 추가 침수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현장: 산 안젤로·오스틴까지 피해 확산
케르빌에서 약 150마일 떨어진 산 안젤로에서도 14인치가 넘는 폭우가 기록돼, 지역 주민 12,000여 명의 가옥이 침수됐다. 토요일에는 수해 차량 인근에서 주민 탄야 버윅(62)의 시신이 발견되기도 했다.
실종자 수 여전히 ‘미지수’…캠핑·RV 피해자 파악 난항
주정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구조된 인원은 약 650명이며, 공중 수색만 366건, 지상 구조는 159건에 달한다. 그러나 독립기념일 연휴로 강가에 몰린 캠핑객, RV 탑승객 등 비공식 체류 인원이 많아 정확한 실종자 수 파악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조지 W. 부시·교황도 애도…“깊은 슬픔”
전 대통령 조지 W. 부시는 “사랑하는 자녀를 잃은 부모의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애도의 뜻을 전했고, 레오 14세 교황 역시 “자녀를 잃은 미국 텍사스의 가족들에게 기도와 위로를 전한다”고 SNS에 올렸다.
지역사회 애도 물결…구조와 복구는 진행 중
현장 구조대는 “나무에 매달려 있던 생존자도 있었고, 지붕에서 구조된 주민도 많았다”며 위급했던 상황을 증언했다. 한편, 구조대는 현재 캠프 미스틱 인근을 중심으로 집중 수색을 이어가고 있으며, 지역 교회와 자원봉사단체들도 피난민 구호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의 과제: 예보·대응 체계 전면 재정비 필요
이번 참사로 인해 텍사스주와 연방정부는 재난 대비 시스템 전면 개편과 실시간 경고 체계 강화, 안전 기준 재정비 등에 대한 논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이 재난을 통해 배워야 할 교훈은, 단순한 복구를 넘어 더 안전하고,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일입니다.” – 텍사스 재난관리국장 윔 키드(W. Nim Kid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