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불법이민자를 단속 및 추방 법안에 서명하고, 쿠바 관타나모 소재 미군 기지에 최대 3만 명의 불법 이민자를 수용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강도·절도 범죄를 저지른 불법체류자를 구금하도록 한 법안인 ‘레이큰 라일리 법'(Laken Riley Act) 서명을 앞두고 연 기자회견에서 “오늘 저는 국방부와 국토안보부에 관타나모 만에 3만 명 규모의 이민자 수용 시설을 준비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시설은 미국 국민을 위협하는 최악의 범죄 외국인 불법 체류자들을 억류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들이 돌아오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을 관타나모로 보낼 것”이라며 “이는 우리의 수용 능력을 즉시 두 배로 늘릴 것”이라고 했다.
관타나모 만의 구금 시설은 2001년 발생한 911테러 이후 외국 무장 용의자를 구금하기 위해 이듬해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만들었다. 현재는 15명의 수감자가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미 국방부는 콜로라도에 있는 버클리 우주 기지에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붙잡은 불법이민자들을 구금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취임 직후 멕시코와 접한 남부 국경지대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1600명 이상의 현역 군인을 배치했다.
레이큰 라일리 법안은 지난해 2월 조지아주에서 불법 이민자에게 간호학도가 사망하면서 만들어진 법안이다. ICE 요원들이 범죄를 저지른 서류 미비 이민자를 구금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관타나모 만 수용시설을 준비하라는 명령 발표 이후 공개적으로 이 법안에 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