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공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크라이나·유럽 지도자들의 정상회의 사진이 논란이다.
백악관은 19일(현지시간) 엑스(X)·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계정에 전날 백악관 오벌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서 열린 트럼프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유럽 지도자 7인의 확대 정상회의 사진을 게재했다.
백악관은 “유럽 정상들이 오벌오피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역사적인 날”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젤렌스키와 다른 유럽 정상들이 트럼프의 ‘결단의 책상’ (Resolute Desk·미국 대통령 전용 책상) 앞에 빙 둘러앉았다. 트럼프가 심각한 표정으로 뭔가 설명하고 있고, 한쪽에는 대형 우크라이나 지도가 보인다.
백악관은 사진에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라는 문구를 박았다. 트럼프 행정부가 외교·안보 분야의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며 써 온 구호다.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는 트럼프가 문제 학생들을 면담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사진이라며 “단결을 보여줘야 하는 순간에 어이없는 ‘파워 플레이’ (권력 과시)”라고 지적했다.
이날 회의는 트럼프가 지난 1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결과를 바탕으로 우크라이나 종전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외에도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 등 국제사회를 주무르는 정상들이 자리했다.
한 해외 네티즌은 “트럼프가 모두 동등하게 만날 수 있는 회의 테이블 대신 다른 정상들을 말썽꾸러기 학생들처럼 일렬로 앉혀 놓고 자기가 권위를 가진 인물인 척했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지독하게도 자기애적인 인간”, “트럼프가 앉으라 한다고 그렇게 앉냐?”, “의전팀은 이게 최선이었나?”, “미국 역사에 대한 무례” 등 비판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해당 사진을 주목했다. 매체는 유럽 정상들이 트럼프 대통령 책상 앞에 모여 앉은 모습이 ‘당혹스럽고 굴욕적’이라는 비판이 속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