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바나의 대표적 관광지인 River Street는 상점과 음악, 강 전망으로 알려져 있지만, 현지인들에게는 도시의 성장과 상처, 회복의 흔적이 겹겹이 쌓인 ‘살아 있는 역사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관광객의 눈에는 단순한 산책로처럼 보이지만, 리버 스트리트의 자갈 하나, 계단 하나에는 사바나 항구 도시의 과거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조지아 주민들이 오랜 시간 머물며 알게 된 리버 스트리트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우선, 베이 스트리트와 리버 스트리트를 잇는 가파른 돌계단은 현지에서 ‘죽음의 돌계단’으로 불린다. 산업 항만 시절 화물 운반을 위해 만들어진 구조로, 세월에 닳아 비나 습기에 특히 미끄럽다. 현지인들은 난간을 잡고 조심스럽게 내려가지만, 관광객들의 잦은 실족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다.
리버 스트리트 바닥을 덮은 자갈 역시 특별하다. 이는 포장용으로 채석한 돌이 아니라, 과거 무역선들이 평형을 맞추기 위해 실어 왔던 ‘선박 밸러스트’다. 유럽과 아프리카, 카리브해에서 건너온 돌들이 사바나에 내려져 거리로 재사용되며 항만 도시의 기반이 됐다.
상점 뒤편 절벽을 따라 이어지는 ‘팩터스 워크(Factors Walk)’는 또 다른 역사 공간이다. 19세기 면화 중개상들이 거래를 하던 철제 보행로와 비밀 통로가 남아 있으며, 일부 출입구는 표식조차 없어 현지인이 아니면 알아보기 어렵다.
리버 스트리트 건물 상층부 역시 단순한 창고가 아니다. 강 쪽은 상업 공간, 절벽 쪽은 사무실과 주거 공간으로 설계된 이중 구조 덕분에 지금도 주거·업무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강가에 세워진 ‘웨이빙 걸’ 플로렌스 마터스 동상은 1887년부터 44년간 지나가는 모든 배에 손을 흔들던 한 여성의 이야기를 전한다. 지금도 대형 선박이 지날 때 울리는 경적은 그녀에 대한 헌사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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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리버 스트리트는 유령 이야기로도 유명하다. 면화 무역 시절 노예 노동과 산업 재해가 집중됐던 공간인 만큼,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밤이 되면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 외에도 남북전쟁과 아일랜드 이민자 역사를 기리는 에밋 파크, 대형 컨테이너선이 바로 눈앞을 스쳐 지나가는 항만 풍경, 무료로 허친슨 아일랜드를 오가는 페리, 그리고 낮의 역사 공간과 밤의 유흥가가 공존하는 묘한 대비까지, 리버 스트리트는 단순한 관광 명소를 넘어 사바나의 정체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장소로 평가된다.
현지인들은 “리버 스트리트를 제대로 보려면 걷는 것보다 이해하는 것이 먼저”라며, 이 거리가 사바나의 과거와 현재가 불편하게, 그러나 솔직하게 공존하는 공간임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