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일 오전 7시에 대남용 전술핵무기인 ‘600㎜ 초대형방사포’의 사격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공군의 주요 기지 1개당 600㎜ 방사포 1문(4발)을 ‘할당’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전날인 19일 진행된 한미 연합공중훈련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이날 오전 두 발의 초대형방사포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미 공군은 북한의 지난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전날인 19일 연합공중훈련을 진행했다.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진입하는 미 공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전투기로 호위하는 방식으로 연합 편대비행을 실시한 것이다.
이번 비행엔 우리 공군에선 F-35A 스텔스 전투기와 F-15K 전투기가, 그리고 미군 측에선 B-1B 폭격기와 더불어 주한 미 공군의 F-16 전투기 등 총 10여대가 훈련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서부전선 장거리포병부대 해당 방사포병구분대’가 나섰다고 밝혔다. 전날 한미의 연합공중훈련이 서해에서 시작된 것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통신은 “600㎜ 방사포를 동원해 발사점으로부터 각각 계산된 395㎞와 337㎞사거리의 가상표적을 설정해 동해상으로 2발의 방사포탄을 사격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기타 구분대들은 실사격없이 갱도진지에서 화력복무훈련을 동시에 진행했다”고도 덧붙였다.
북한은 전날 한미 양국 군이 지난 18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대응해 진행한 연합전력의 편대비행을 언급하면서 “미국과 남조선 괴뢰들은 올해에 들어서만도 벌써 몇차례나 연합공중훈련을 벌여 놓고 군사적 긴장도를 높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번 사격에 동원된 600㎜ 초대형방사포에 대해 “우리 군대의 최신형 다연발 정밀 공격 무기체계로서 적의 작전비행장당 1문, 4발을 할당해 둘 정도의 가공할 위력을 자랑하는 전술핵 공격수단”이라고 밝혔다. 이미 우리 군의 주요 비행장을 ‘타깃’으로 초대형방사포들이 배치돼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통신은 이날 보도에서 “지난해 12월 말에 진행된 증정식 행사에서 국방과학원과 핵무기연구소는 방사포탄의 위력에 대하여 4발의 폭발위력으로 적의 작전비행장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게 초토화할 수 있다는 확고한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평안남도 숙천 일대에서 방사포를 발사했다. 북한이 밝힌 사거리를 차치하더라도, 우리 군이 파악한 수치(390여㎞, 340여㎞)만으로도 청주 공군기지, 군산 미 공군기지, 충주 중원기지 등이 ‘타깃’이 된다. 청주는 스텔스전투기인 F-35A가 배치된 곳이기도 하다.
북한이 이미 초대형방사포를 우리 공군의 주요 기지에 맞춰 실전배치했음을 시사함에 따라 향후 방사포의 ‘사거리’를 조정해 ‘타깃’을 의도적으로 표출하는 도발이 추가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지난 2019년 처음으로 600㎜ 초대형방사포를 공개했으며, 지난해 12월31일에 6연장 초대형방사포 총 30문(180발)을 생산해 실전배치하기 위해 이를 당에 ‘증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통신은 “전술핵공격수단인 초대형방사포를 동원한 오늘의 사격훈련을 통해 공중 우세를 자고자대하는 한미 연합공군 역량에 대한 인민군대의 철저한 억제 준비 태세와 대응 의지가 남김 없이 과시됐다”라고 선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