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och times- 유방암 방사선 치료가 노화 시계를 앞당길 수 있다는 미 국립보건원(NIH)의 연구가 나왔다.
유방암 항암치료와 노화 간 연관성을 이해하는 것은 환자의 장기적인 건강 관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목된다.
암 치료가 생물학적 노화를 가속화하는 방식
물리적 나이가 단순히 몇 년을 살았는지를 의미한다면, 생물학적 나이는 개인의 생리적 상태와 관련된 신체 나이를 뜻한다. 예를 들어 두 사람이 나이가 같더라도, 이들의 건강 상태는 똑같지 않다. 어떤 사람은 더 천천히 늙는다. 그리고 질병 치료로 인한 세포 손상은 생물학적 노화를 가속화한다.
미 국립보건원 연구진은 여성 417명의 혈액 샘플을 8년 간격으로 총 두 차례 채취해 분석했다. 연구 기간 동안 참가자의 약 50%가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노화와 질병 사이 관련성을 파악하기 위해 DNA에 일어나는 화학적 변형인 ‘DNA 메틸화’를 분석한 결과, 유방암 진단을 받은 여성은 유방암이 발생하지 않은 여성보다 빠르게 노화가 진행됐다.
이에 연구진은 유방암 치료 방법에 따라 혈액 샘플을 다시 분류하고 생물학적 나이를 비교했다. 특정 치료 요법이 생물학적 노화에 영향을 미치는가를 살피기 위해서다.
그 결과 암 치료 방법 중 수술은 생물학적인 노화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을 받은 암 환자에게서는 DNA 메틸화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반면 항암화학요법, 내분비 치료, 방사선 치료 등을 받은 유방암 환자들의 경우 생물학적 노화가 수술을 받은 환자들보다 빠르게 진행됐다. 노화 속도는 치료 유형에 따라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특히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가장 빨리 늙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앞서 지난해 발표된 한 연구에서도 방사선 치료 등의 항암 치료가 생물학적 노화를 가속화한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이번 연구의 수석연구원 잭 테일러 박사는 “이러한 연관성은 치료 후 몇 년 뒤에 발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논문의 공동 저자인 케이티 오브라이언은 “유방암 진단을 받은 여성은 가능한 모든 치료 옵션을 의사와 논의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뿐만 아니라 또 다른 연구에서는 암 치료로 인한 생물학적 노화 가속화가 평생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45세까지 살아남은 소아암 생존자들의 질병 부담은 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에 비해 두 배에 달했다. 이는 유방암이 아닌 다른 암의 항암 치료를 받아도 비슷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 “노화를 감안하더라도, 방사선 치료를 받는 게 좋다”
그러나 NIH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유방암 환자들이 방사선 치료를 피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방사선 치료는 암 전이와 재발을 예방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미국 스태튼아일랜드 대학병원의 시어도어 스트레인지 부원장은 에포크타임스에 “생물학적 노화 가속화를 고려한다 해도, 방사선과 화학요법 치료는 중요한 암 치료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초에 (방사선) 치료가 없었다면 암 환자가 생물학적 노화를 걱정할 만큼 생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환자는 자신에게 제공되는 모든 치료 계획에 있어 항상 이점과 위험성을 비교 평가해야 한다는 게 스트레인지 부원장의 설명이다.
한편, 발암과 암 종양에 필요한 특정 표적 분자의 형성을 방해함으로써 암세포의 증식을 막는 설계 치료법인 표적치료의 경우 노화 가속화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