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20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규탄하면서 대응을 촉구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한반도 주변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반발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고조되는 미사일 발사 시험의 결과로부터 북한을 보호하는 이들이 아시아 지역과 전 세계를 분쟁의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엔 안보리에 북한의 ICBM 발사를 규탄하고 외교를 촉구하는 의장성명을 재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보리가 북한의 ICBM 발사에 대응하기 위한 공개 방식의 회의를 소집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3달 만이다. 이날 긴급회의는 올해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임기를 시작한 일본 정부의 요청으로 소집됐다.
북한은 지난 18일 ICBM ‘화성-15형’ 1발을 동해상을 향해 발사한 데 이어, 20일에도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쐈다. 북한이 이번에 쏜 ‘화성-15형’은 일본 홋카이(北海)도 서쪽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떨어졌다.
이에 미국 등은 북한이 유엔 결의안을 위반했으며, 2017년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2397호에 의해 대북 제재가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에 대한 제재 강화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안보리는 이미 지난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관련 회의를 여러 차례 소집했으나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못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안보리의 추가 제재 결의안 채택에 반대하고 있다.
안보리에서 새 결의안이 채택되려면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을 얻는 동시에 5개 상임이사국 가운데 어느 1곳도 거부권을 행사해선 안 된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이에 “두 상임이사국이 우리를 침묵하게 만들었다”며 중국과 러시아를 비판했다.
다이 빙 유엔주재 중국 차석대사는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 추진은 “상황을 완화하는 건설적인 역할을 구현하지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안을 제시하지도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안보리 회의가 종료된 후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한미일을 포함한 11개국을 대표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해 “북한이 불법적인 핵과 미사일 능력을 발전시켜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