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이하 반도체법)이 시행된지 만 1년이 지난 가운데, 외국기업의 대미(對美) 투자 계획을 가장 많이 발표한 국가는 한국이라는 집계가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현지시간)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 8월 IRA 법안과 반도체법에 서명하면서 미국 산업 정책에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면서 한국과 유럽 기업들이 각각 20건과 19건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발표, 대미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은 9건으로 3위를, 캐나다는 5건, 대만이 3건으로 뒤를 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외국 기업의 프로젝트 가운데 규모가 1억 달러(약 1330억원) 이상인 것만 이번 분석에 고려했는데, 이들 법안이 통과된 이후 미국에서는 최소 110건의 프로젝트가 발표됐으며 그 규모는 2240억 달러(약 299조원)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조지아주와 사우스 캐롤라이나주가 각각 14개와 11개로 가장 많은 프로젝트를 유치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경우 소수의 업체가 미중 관계 악화에도 투자를 발표했지만, 그 규모가 너무 작아 이번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IRA와 반도체법을 통해 미국 제조업에 부활을 일으키며 성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레고리 웨트스톤 미국 재생에너지협회(ACORE) 협회장은 “IRA는 미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고 경제 성장을 촉진하며 미국 제조업의 르네상스를 시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경제 발전에 이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법안을 본적이 없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