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가 3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석열 대통령을 면회하러 간다. 지난달 관저 앞에 찾아간 의원들도 접견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지며 윤 대통령의 ‘옥중 정치’에 발맞추는 모습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전날(2일)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윤 대통령 면회 계획과 관련 “내일(3일) 오전 11시 접견이 예정돼 있다”며 권 비대위원장이 함께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면회에는 나경원 의원도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권 원내대표는 “정치 현안이나 수사, 재판과 관련해 논의하러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적인 차원에서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당은 권 원내대표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이 윤 대통령과 접촉하는 데 대해 ‘개인적인 자격’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지난 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면회 절차”라면서도 “개인적으로 면회 가려는 의원들도 상당수 있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두 사람이 동시에 방문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 향후 원·내외 주요 인사들도 구치소 방문을 예고하고 있다.
이는 여당이 윤 대통령 편에 서서 향후 정치 행보를 할 것이라는 메시지로 읽힌다. 대통령의 한남동 ‘관저 정치’에 이어 서울구치소의 ‘옥중 정치’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모습이다.
여권 안팎에서는 여당의 이같은 모습을 두고 강성 지지층이 결집하며 당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것에 고무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극우’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여권에서 차기 대선 주자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것도 강성 지지층이 결집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다만 국민의힘이 지금은 윤 대통령의 옥중정치에 발맞추고 있지만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 거리두기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구속 기소된 윤 대통령의 재판이 진행되고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이 가까워지면 윤 대통령 호위 전략을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당내에선 ‘집토끼’인 강성 지지층 결집만으로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결국 ‘중도층’ 지지를 누가 얻느냐에 따라 조기대선 승패가 갈릴 텐데 그때도 윤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이 탄핵을 적극 반박하고 있기 때문에 ‘조기대선’을 드러내 놓고 대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기조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데 대부분 견해가 일치한다.
여권 잠룡들은 갈길이 바쁜 모습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유승민 전 의원,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미 조기 대선 시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한동훈 전 대표 역시 측근 그룹에서 등판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 밖에도 안철수 의원·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