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일부터 미국 대학생 학자금 대출 상환이 재개되면 내년 미국인들의 호주머니에서 1000억 달러의 돈이 사라져 소비자들이 쓸 돈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일부 미국의 대형 소매업체들은 소비 둔화까지 우려하는 상황이다.
일단 상환 재개가 되면, 수천만 명의 학자금 대출자들은 매달 평균 200달러에서 300달러 사이의 돈을 갚아야 한다. 이는 2020년 3월 미 교육부가 일시 정지를 시행한 이래 학자금 대출자들이 돈을 갚아야 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이다.
대출 상환이 중단된 시기, 그들은 TV, 새집이나 다른 상품 구매, 그리고 여행 등에 그 돈을 지출했다. 그런 지출이 금리 급등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최근 몇 년간 탄력적으로 유지된 한 가지 이유로 풀이된다.
그러나 대출금 상환 재개가 미국 경제 전반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최소 두 그룹이 이 효과를 예의주시하며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타겟(Target), 월마트 등 임의소비재 판매에 의존하는 소매업체들은 큰 우려를 하고 있다. 반면에 경제학자들은 학자금 상환 재개가 연간 18조 달러가 넘는 미국 연간 소비지출에는 상대적으로 작은 문제라고 말한다.
그러나 미국인들의 가정에서는 이런 논쟁은 중요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학자금 대출자들은 의미 있는 방법으로 소비를 줄이고 있다. 대출금 상환은 신용카드 청구서나 휘발유 가격 등 그 밖의 비용 상승에 더해 또 하나의 갚아야 할 부채이며, 불편하지만 지출 삭감은 필수라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예산 절감 방안에 일부 대형 유통업체들은 걱정이 산더미다.
마이클 피델케 타겟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향후 학자금 상환 재개는 이미 경색된 수천만 가구의 예산에 추가적인 압박이 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새 계획을 짜는데 신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이시스(Macy’s), 울타 뷰티(Ulta Beauty)와 같은 다른 전국 소매업자들도 학자금 상환 재개와 관련된 위험을 언급하고 있다. 일부는 학자금 대출 상환 압박이 다른 고객층에게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베스트 바이(Best Buy) 최고재무책임자(CFO) 맷 빌루나스는 지난달 실적발표에서 “인구통계적으로 살펴보면 잠재적으로 우리는 살짝 좀 더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많은 학자금 대출자들이 평균 이상 소득자이지만, 여전히 전자제품 소비에 추가적인 부담을 짊어질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주택 역시 대출자의 부담이 될 수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학자금 상환 재개는 특히 임대료가 비싼 지역에서 저렴한 비용을 찾는 경쟁 수요가 더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학자들은 학자금 상환 재개의 영향에 대해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웰스파고의 이코노미스트 팀 퀸란의 추산에 따르면, 연간 기준, 상환 중단 가운데 저축된 금액은 전체 소비지출의 0.4%에서 0.6% 수준이다. 강력한 임금 상승과 낮은 실업률 때문에 성장이 가속화되는 시기에 그 돈을 빼내 쓴다고 해도 미국 경제에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수준이다.
또한 학자금 대출 상환이 재개가 곧 모든 소비지출 여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출자들이 그들의 재량 소득 가운데 소액 비율을 기반으로 매달 상환하도록 허용하는 소위 세이브(SAVE, Saving on a Valuable Education) 프로그램을 개시했다. 추가 이자가 붙겠지만, 대출자들은 첫 12개월 동안 상환을 못하더라도 처벌은 받지 않게 될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 일시 상환 중단 시기 이전에도 연방 학자금 대출을 받은 4300만 명의 미국인 중 절반 정도만이 정기적으로 상환하고 있었다. 나머지 절반은 연체 중이거나, 채무 불이행 중이거나, 이전 6개월 이내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으로 유예기간에 있었다.
하버드 경제학 박사과정 중인 저스틴 캐츠( Justin Katz) 연구에 따르면, 2020년 3월 학자금 대출자 중 약 3분의 1이 상환 중단 기간 상환을 해왔다고 한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특히 다른 형태의 정부 지원금 효과와 비교할 때 상환 중단으로 대출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더 좋아졌을 때에도 전반적으로 대출자들은 지출을 크게 늘리지 않았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한다.
카츠는 “그들은 경기부양 수표와 학자금 대출 중단으로 인한 여유자금은 서로 다르게 사용하고 있다”며, 상환 중단이 끝나면, 유사한 역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며, 저축액이 소비지출액보다 감소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미국인들은 최근 몇 달 자동차 등 고가품 구매를 가속화했고, 상점과 식당 등에서 더 많은 지출을 이어가고 있다. 미 상무부는 7월 미국 경제의 약 70%를 구성하는 소비지출이 0.8% 증가해 전월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이코노미스트인 아디티야 바베이는 “가계는 스스로 꽤 괜찮다고 느끼고 있다”며 “보통 분위기에 변화가 있으려면, 단지 한 달 만에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식적인 상환 재개를 앞두고 대출 상환이 증가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많은 대출자가 여전히 상환할 여력이 있으며, 유리한 출발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 교육부는 8월에 미 재무부에 64억 달러를 상환했는데, 이는 올해 초 월평균의 4배가 넘는 금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경제학자들은 올해 초 신용카드 사용 잔액이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넘어서면서 부채 증가와 저축액 감소를 지속 불가능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 학자금 대출 보유자들은 특히 신용에 의존하고 있다.
신용 분석기관인 트랜스유니온에 따르면 학자금 대출자의 절반 이상이 팬데믹 기간 은행 신용카드 사용액을 늘린 반면, 약 3분의 1이 자동차 신규 대출을 받았고 15%가 신규 주택담보 대출을 받았다. 동시에, 소비자들의 저축은 2021년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