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의 중심 역할을 하던 런던이 급부상 중인 뉴욕에 그 지위를 조만간 빼앗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런던 금융특구 ‘시티 오브 런던'(City of London)을 관할하는 지방자치단체 시티오브런던법인이 발표한 벤치마킹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금융경쟁력 순위에서 런던과 뉴욕이 공동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 싱가포르, 프랑크푸르트, 파리, 도쿄 순으로 순위에 올랐다. 런던이 단독 1위 자리를 빼앗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시티오브런던 당국에 따르면 영국은 세계 최대의 국제채무 발행, 상업 (재)보험 및 외환 거래의 중심지이자 세계 두 번째 규모의 자산 관리 센터라는 오랜 강점을 유지하고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런던의 국제기업 상장 수는 해마다 감소하고 있으며 런던에 상장하기로 선택한 글로벌 기업은 거의 없다고 시티오브런던은 밝혔다.
크리스 헤이워드 시티오브런던법인 정책의장은 “영국은 미국, 프랑스 또는 일본보다 국제시장에 접근이 용이한 가장 개방적이고 세계적인 금융 중심지 중 하나다”라면서도 “우리의 경쟁 우위는 위험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특히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한 ‘브렉시트’ 이후 유럽 금융시장 내 허브 역할을 하던 영국의 금융 경쟁력이 약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실제로 영국 가전 업체 다이슨은 2019년 영국에서 싱가포르로 본사를 이전했고 일본 파나소닉 또한 유럽 본사를 영국에서 네덜란드로 옮겼다.
또 영국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둔 반도체 설계 기업 ARM과 세계 최대 건축자재 그룹 CRH가 런던 대식 뉴욕에 상장하기로 결정했다.
런던 싱크탱크 뉴파이낸셜은 2021년 기준 440개의 금융기업이나 직원·자산·법인 등이 영국에서 다른 EU 국가로 이전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에 영국은 세계 금융위기 때 강화한 금융 규제를 풀어 경쟁력 제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제레미 헌트 영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해 소매-투자금융 분리 등 금융 건전성 규제를 완화하고 금융상품 공시 등에 관한 EU 규제를 폐지 또는 재정비하는 개혁안을 발표한 바 있다.
또 시티오브런던법인은 3분기에 2030년까지 글로벌 금융 중심지로서의 런던의 역할을 “촉진”하는 청사진을 내놓을 예정이다.